• 【조하식 박사, 글로 남긴 지구촌 이야기(5회): 미국 탐방기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  조하식칼럼니스트문인 PhD

      - 조하식(칼럼니스트•문인, Ph.D.) -


      -----------강을 관통한 하저터널(5)-------------


      세면을 하고 예배를 마치니 07:15. 가이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머나먼 길 오느라 수고했다는 인사를 받고서 망설이던 조식을 하러 갔다. 각종 빵이며 주스의 다양한 배치. 그중에 특히 딸기 맛 슈퍼백 요플레는 먹을 만했다. 하지만 빈속에 뜨거운 커피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양식은 역시나 거칠고 식어 터진 게 문제. 햄과 베이컨을 몇 조각 가져다 들었는데 일단 짜지 않아 좋았다. 어쨌든 신토불이 입맛임에도 그런대로 음식이 들어갔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내 입맛에 맞는 먹을거리를 예비하시다니 이토록 감사할 데가! 아내의 해석인즉 휴가 내내 팔팔한 체력을 위해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여정이란다. 우리 부부는 일어서며 우리 주님께 은혜로운 언어의 가락을 올려드렸다.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저 큰 바다보다 깊다. 너 곧 닻줄을 끌러 깊은 데로 저 한가운데 가보라. 언덕을 떠나서 창파에 배 띄워 내 주 예수 은혜의 바다로 네 맘껏 저어가라.”

      08:30, 가방을 방에 그대로 놔둔 채 56인승 대형버스에 올랐다. 가이드와 인솔자를 합쳐 도합 55명이나 되는 일행. 모두가 자신을 ‘Mr. 박’이라고 소개하는 나이 지긋한 가이드의 입을 주시했다. 그놈의 돈이 뭐길래 해마다 여름철이면 서너 차례씩 반복하는 강행군을 멈출 수가 없단다. 그래서인지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에도 그다지 피곤치 않은 모습. 그의 말마따나 메뚜기도 한철이니까 말이다. 고맙게도 앞자리를 독차지하나 했더니 여기 관습법은 하루씩 돌아가며 앉기였다. 매우 공평무사한 조치. 그런데 웬일일까? 천하의 미국 버스에 안전벨트가 없었다. 승객의 안전을 맨 먼저 챙길 것 같은 나라이기에 저마다 의아한 표정들. 철석같은 믿음에 금이 가건 말건 어쨌거나 특유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마련한 장장 2,500마일의 여로는 예정대로 시동을 걸었다. 바야흐로 약 4,000km를 내달리는 대장정의 서막이 올라간 참이었다.

      초장부터 가이드는 너스레를 떨었다. 애꿎은 한국관광공사를 팔며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를 외쳤다. 하지만 기껏 그럴 양이라면 이 황금 같은 시간에 거금을 들여 예까지 올 까닭이 없다.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에서 초강대국 미국과 캐나다의 실상과 이곳에 분포한 청교도 신앙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픈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뉴저지(New Jersey)에서 맨해튼(Manhattan)으로 가는 길가에 쓰레기더미가 방치돼 있었다. 실망감을 안고 들어선 링컨하저(河底)터널. 엄청난 수압으로 밀려드는 초당 4천 톤의 물을 처리해내는 가운데 허드슨(Hudson)강을 관통하는 최첨단 도로였다. 이와 같은 인공동굴을 소재로 삼은 영화가 , 유독 폐기물을 실은 트럭과 경찰에 쫓기던 강도 차량이 충돌하면서 터널 안은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하루 50만 시민이 오가는 터널이 붕괴 위험에 처하자 전직 응급구조대장 킷(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은 자진 출동하고, 그의 헌신적인 구조 노력에 감동한 젊은 여성(매들린)을 중심으로 밝은 햇살(daylight)을 보게 된다는 스토리. 그 줄거리를 들으며 필자는 링컨하저터널에 설치한 순환구조시스템, 즉 위로 오염된 공기를 빼내고 아래로 신선한 대기를 빨아들이는 기계장치 덕분에 자동차들이 창문을 활짝 열고 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에 둘러싸인 맨해튼은 뉴욕시의 5개 자치구(Borough) 가운데 가장 작지만 명실공히 시의 심장부이자 전 세계 상업금융문화의 중심지. 그 약사를 훑어보면 1609년 영국인 허드슨이 뉴욕만에 당도해 탐험한 맨해튼에 네덜란드 서인도회사의 교역거점을 개설하고, 1626년 신대륙 식민지의 초대 총독이던 화란인 페테르 미노이트가 원주민으로부터 섬을 매입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 명명했단다. 1653년 시가 되고 1664년에 영국령이 되었으며, 한때(1785~1790)나마 미합중국의 수도로 1825년 에리운하(Erie Canal) 개통과 함께 1898년 자치구로 승격하게 된다. Broadway와 대각선을 이룬 시가는 동서남북으로 뻗은 도로를 기준으로 구획되었고, 그 북동부에 할렘(Harlem)가가 있다. 남쪽으로 3㎞ 떨어진 리버티섬에는 자유의 여신상, 증권거래소가 있는 월가, Empire State Building을 위시한 마천루군(摩天樓群), 예술가들이 많은 그리니치빌리지, 뉴요커의 숨통인 센트럴파크, UN 본부 외에도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오페라단, 컬럼비아대와 뉴욕대 등 문화교육 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뉴욕시의 인구는 약 860만, 그 주변부까지 포함하면 2,000여만 명에 이르는 거대도시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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