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폰 OFF, 북 OPEN”… 평택의 청소년 스마트폰프리운동
    • 이동현 평택대 총장 “공부·마음·몸 모두 위기… 아이 한 명의 성장은 가정·학교·지역사회의 공동 과제”

    • [평택=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지역사회의 연대가 평택에서 본격화됐다. 지난 10일 배다리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청소년 스마트폰프리운동 평택 강연회’에는 교육계와 시민사회 인사 150여 명이 참석했다.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학교·가정·대학·지역사회가 함께 실천할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며, 협치의 좋은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스마트폰 과의존, 금지가 아닌 보호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안민석 명지대 석좌교수(스프운동 공동대표)는 “스마트폰프리는 금지가 아니라 청소년을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는 사회적 보호”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다수 주가 이미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고, 프랑스·영국·핀란드·호주·캐나다도 교육 현장에서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과거 ‘휴대폰 수거는 인권침해’라던 기존 결정을 번복하면서 학교 현장의 제재 근거가 마련됐다”며, 덕양중학교 학생들의 70일간 실험 사례를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니 독서와 대화 시간이 늘고 집중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설명한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먼저 책을 펴는 모습”이라며 학생 자치와 가정·학교의 공동 노력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현 평택대학교 총장, 김미숙 평택어린이집연합회 회장, 김용철 민세중학교 교장, 방숙희 전서재초학부모회 회장, 이용주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전 교육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학부모와 시민 150여 명이 함께했다.

      자기주도 학습의 힘, 청소년이 증언하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유진 학생은 올해 서울대 의대 수석 합격자다. 그는 “스마트폰프리 운동은 단순한 금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관리하는 자기주도 학습의 연장선”이라고 정의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니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됐다. 독서와 산책, 대화와 같은 건전한 휴식이 집중력과 체력을 키웠고, 책을 통해 문해력과 사고력이 강화됐다”는 그는, 또래와의 토론을 통해 “메타인지 능력까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의 핵심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기주도 학습”이라며 가정과 학교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총장 “공부·마음·몸 모두 위기”

      이동현 평택대 총장은 축사에서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의 심각성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 과의존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고, 정서를 불안정하게 하며,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공부·마음·몸 모두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 자살 증가와 거북목·디스크 같은 신체적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아이 한 명의 성장은 가정과 학교,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동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평택대가 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와 협력해 이 운동을 확산시키겠다”며, 청소년 스마트폰 절제 문화를 지속 가능한 생활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교육 당국의 응답

      류선실 평택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은 “청소년 스마트폰 문제는 학교만의 과제가 아니라 가정과 지역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시민교육, 중독 예방, 치유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폰 OFF, 북 OPEN 구호가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 – 평택에서 협치의 모범 사례로

      청소년스마트폰프리운동 평택본부는 이번 강연회를 계기로 오는 10월 공식 출범을 예고했다. 준비위는 △수업·쉬는 시간 ‘스마트폰 파우치 보관’ △‘북 오픈 타임’ 운영 △가정 내 ‘스마트폰 사용 계약서’ 보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학부모 독서모임을 지원하고, “어른이 먼저 책을 읽는 문화” 확산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준비위는 9월 말 국회 토론회에도 참여해 국가적 공론화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 교육기관, 정부가 함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평택이 협치와 연대의 좋은 사례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회는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청소년 스마트폰프리 운동 속에서 협치와 연대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는 개인적 절제나 가족 단위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따라서 학교·가정·대학·지역사회·정부가 공동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생활 속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점이 이번 강연회의 가장 큰 메시지다.

      기자의 시선

      스마트폰은 편리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청소년들이 가장 왕성하게 뇌와 정서를 발달시켜야 할 시기에, 스마트폰은 집중력·사고력·사회성을 갉아먹고 있다. 안민석 교수의 말처럼 ‘어른들이 먼저 책을 펴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큰 교육이다.

      이동현 총장이 말했듯, 지금은 “공부·마음·몸 모두 위기”다. 그리고 아이 한 명의 성장은 가정과 학교,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동 과제다. 이번 평택의 시도는 단순한 지역 캠페인이 아니라, 전국적 연대로 번져야 할 문화적 전환의 출발점이다.

      투명 고지|이 기사의 작성자인 조종건 기자는 일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를 겸하고 있으며, 지역 환경·거버넌스·법 개선을 위한 시민운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Copyrights ⓒ 주간시민광장 & http://www.gohum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최신기사
         신문사소개  |   시민사회재단 소개  |   보도자료등록  |  개인정보보호정책  |  청소년보호정책  |  오시는길
대표자: 조종건 | 상호: 시민사회재단 | 주소: 경기도 평택시 비전4로 175, 708-202 | 신문등록번호: 경기도 아52894 | 등록일자 : 2021-05-18 | 발행인/편집인: 조종건 | 편집장:조종건 | 청소년보호책임자: 조종건 | 전화번호: 010-7622-8781
이메일: master@gohuman.co.kr
Copyright © 2021 주간시민광장.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