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와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APEC 참여를 기대하며 한중 관계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팬데믹 이후 경색된 한중 교류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풀어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수원=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경기도가 한중 수교 33주년을 앞두고 ‘관계 복원’을 향한 적극 행보에 나섰다. 김동연 지사는 21일 경기도중앙협력본부에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시진핑 주석의 APEC 참여를 기대한다. 팬데믹 이후 서먹해진 한중 관계가 이번 계기를 통해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양측은 경제·문화·산업·지방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한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경제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특히 인적 교류 확대가 중요하다. 다음 달 예정된 중국 출장에서도 이를 주요 의제로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허리펑 부총리와의 인연, 랴오닝성과 장쑤성 주요 인사와의 교류” 등을 언급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인맥을 활용해 관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 측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다이빙 대사는 “지사님의 경제 전문성과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며 “기업 간·지역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중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공급망 안정과 무역 안보를 위해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1993년 랴오닝성과의 결연을 시작으로 중국 8개 지방정부와 우호 협력 관계를 맺어왔으며, 통상·문화·예술·환경·농업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장쑤성과 친선결연을 체결하고, 랴오닝성과 상호 방문을 통해 교류 폭을 확대했다.
실제 경기도의 대중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915억 달러로 전체 교역의 28.8%를 차지한다. 이는 경기도가 한국-중국 교역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로, 경기도의 대중 협력 행보가 갖는 실질적 비중을 보여준다.
국제문제 전문가 임종헌 박사는 “이번 만남이 단순한 의례적 교류를 넘어, 팬데믹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 복원의 중요한 촉발제로 읽힌다”고 분석한다. 경기도가 중앙정부 외교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경제와 인적 교류의 다리’를 놓을 경우, 한중 관계는 정치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협력의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명 고지|이 기사의 작성자인 조종건 기자는 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를 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