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기억을 불러내고, 시민이 그 기억 위에 민주주의를 다시 세운다.

‘제1회 2025 민주·인권영화제’가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다. 제주 4·3을 다룬 개막작 ‘한란’을 비롯해 ‘남영동 1985’,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등 8편의 영화가 무료 상영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민주주의·인권·평화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는 자리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하명미 감독의 한란은 제주 4·3사건 속 모녀의 생존 여정을 통해 국가폭력의 아픔과 인간의 존엄을 담아냈다. 상영 후에는 하명미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씨네토크가 이어진다.

민주주의를 조명하는 주요 상영작으로는 ▲12.3 계엄령 당시 시민들의 연대를 담은 다큐 '빛의 혁명, 민주주의를 지키다' ▲고문 피해를 고발한 실화극 '남영동 1985'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기록을 복원한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등이 있다.

또한 모든 인권 관련 영화는 배리어 프리 버전으로 상영돼 시·청각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전태일 열사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 인천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푸르른 날에'등도 그 일환이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가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공감과 성찰을 깊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 안내

모든 상영작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사업회 홈페이지(kdemo.or.kr)에서 사전 예매가 가능하다. 잔여 좌석이 있을 경우 현장 예매도 진행된다. 상영 기간 동안 민주주의 체험행사와 기념품 증정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기관 소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2001년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민주화운동의 역사 보존과 민주주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개관한 ‘민주화운동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국가폭력의 현장을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시킨 상징적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