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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추진

경기도, ‘독립’·‘장탄일성 선조일본’ 반환 협상 성과
[평택=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붓글씨) 2점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귀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림 없이 조국 독립과 동양 평화를 외쳤던 안 의사의 기개와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경기도는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반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귀환 대상은 1910년 뤼순 감옥에서 작성된 ‘獨立(독립)’과 ‘長歎一聲 先弔日本(장탄일성 선조일본)’이다.‘독립’은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는다”는 신념을 두 글자로 응축한 대표작으로, 현재 일본 교토 류코쿠 대학이 소장 중이다. 반면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뜻을 담은 작품으로, 안 의사의 역사관과 세계관이 투영된 걸작이다.

경기도는 일본 측과의 협상을 통해 최근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민간 탐사팀이 보관 중이며, ‘독립’은 여전히 일본에 남아 있어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와 광복회 경기도지부는 두 작품에 대해 우선 구매 협약을 맺고 귀환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민족 정신이 담긴 국보급 문화유산”이라며 “반드시 귀환을 성사시켜 안 의사의 숭고한 뜻을 국민과 함께 기리고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유묵이 완전히 귀환하면 DMZ 인근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은 안중근 기념사업뿐 아니라 유묵 발굴·수집, 동아시아 평화 교류 연구, 국제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평화·역사 교류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항일 정신과 동양평화 사상을 되새기고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 고지|이 기사의 작성자인 조종건 기자는 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를 겸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광복절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1,420만 경기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뜻깊고 벅찬 광복 8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80년, 우리는 언제나 광복의 역사를 이정표 삼아 나아갈 길을 찾았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놓일 때,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 우리 국민들은 당당히 일어나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위대한 역사를 물려주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마음을 다해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특별히 해외 애국지사와 국내에 계신 애국지사 후손들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해외에서 먼 길 마다 않고 와주신 왕산 허위 지사님의 손자 허 블라디슬라브 님, 계봉우 지사님의 손녀 계 다찌야나 님과 계올가, 박유리, 김 드미트리 님, 이동화 지사님의 외손녀 주 용용 님과 손 추분 님, 이분들은 멀리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그리고 중국에서 오셨습니다. 1,420만 경기도민을 대표해서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따듯한 박수로 환영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내 애국지사 후손과 가족 분들께서도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오희옥 지사님의 아드님 김흥태 님, 며느리 양미영 님, 김종진 지사님의 손자, 광복회 지부장이신 김호동 님, 안중근 의사 백부님의 증손자 안기하 님, 함께 하셨습니다.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이분들께도 따뜻한 박수로 맞아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몇 년, 역사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자주독립의 역사 대신 식민사관을 추종하는 이들이 공적인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광복 80년 경기도는, 우리 역사의 뿌리를 굳건히 세우고 독립의 정신을 온전히 되살리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 여정의 이정표 중 하나가 바로 안중근 의사가 남기신 두 유묵, “독립”과 “장탄일성 선조일본”입니다. 이 두 유묵은, 확인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60여 점 중에서 가장 분명하게 항일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역작입니다.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하노라”라는 뜻의 “장탄일성 선조일본”에는 안중근 의사의 담대한 기개가 서려 있습니다.

김훈 작가는 소설 에서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서 유묵을 쓰는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먹물을 찍어서 획을 그을 때는 방아쇠를 당겨서 총알을 내보낼 때처럼 몸의 힘이 종이 위로 뻗쳐나갔다." 경기도는 그동안 일본에 있던 이 유묵들을 확보하기 위해 광복회 경기도지부와 힘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장탄일성 선조일본” 글은 국내로 들여왔고, “독립” 또한 조만간에 조국의 품으로 귀환시킬 것입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이 마땅히 지녀야 할 위대한 정신의 귀환을 맞이한다는 심정으로 유묵의 완전한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경기도는 안중근 의사 고향 해주와 가장 가까운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건립하겠습니다. 확보할 유묵을 ‘안중근 평화센터’에 전시해 뜨거운 피로 써 내려간 ‘독립의 영혼’을 모든 국민과 함께 기리며, ‘동양평화론’을 비롯한 안중근 의사의 뜻과 정신도 올곧게 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안중근 의사의 순국 이후,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 ‘안중근’이 되어 일제의 억압과 차별에 맞서 싸웠습니다. 경기도는 항일독립의 중심지였습니다. 3.1운동부터 광복의 그날까지 전국 13개 도 가운데 가장 치열하게 싸운 곳이 바로 경기도입니다. 이곳 수원은 3.1운동이 시작된 전국 7개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1919년 3월 1일, 수원 북문에 수백 명이 모여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당일 저녁 8시, 다시 한번 방화수류정 봉화대에 횃불이 오르고만세 함성이 일대를 뜨겁게 일구었습니다.

상해의 는 수원의 독립운동을 ‘3.1독립전쟁’처럼 치열했으며, 시위대는 ‘독립군’과 같다고 기록했습니다. 이후 만세운동은 경기도 전역으로 더 가열차게 퍼져갔습니다. 4월 1일, 안성 원곡면과 양성면에서는 수천 명이 참여한 항쟁으로‘2일간의 해방’이라는 작은 기적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무장투쟁과 의열투쟁의 중심에도 경기도의 독립운동가들이 서 있습니다. 1921년 조선총독부 폭탄 의거를 실행한 김익상 지사,1926년 서울과 이천, 안성에서 무장항일투쟁을 전개한 이수흥 지사,1932년 군자금 모집을 위해 장호원 동일은행을 습격한 이선룡 지사,1945년 마지막 의열투쟁으로 기록된 ‘부민관 의거’를 주도한‘대한애국청년당’의 조문기 지사, 모두 자랑스러운 경기도의 독립지사입니다.

일제는 식지 않는 경기도민의 독립의지를 두려워했습니다. 3.1운동 후 16년이 흐른 1935년에도 최소한 경기도민 10명 중 4명이 변함없는 항일의지를 보인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경기도에는 항일독립운동 유적만 350여 곳에 달합니다. 31개 시군 모두가 광복의 그날까지 치열한 독립의 현장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독립기념관 건립을 통해 경기도 곳곳 항일의 기록들을 모으고, 광복을 위해 자신과 가족의 삶을 바친 모든 분을 기리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가족 여러분, 경기도는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 곧게 나아갈 뿐'이라는 독립선언서의 마지막 선언을 온 힘을 다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기도는 줄곧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 오늘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명실공히 전국 최대 지방정부로 성장했습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의 중심입니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사의 연구소를 모두 유치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벤처기업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광복 80년을 맞는 지금, 국민주권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기도에도 새로운 기회,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국정의 제1동반자’로서 국민주권 정부와 함께 준비된 비전과 축적한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해 나갈 것입니다.

첫째, 분단으로 고통받아 온 경기북부의 발전을 이뤄내겠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마침내 광복이 된 그날 경기도의 마을과 들녘에는 해방의 환호가 울려 퍼졌습니다. 광복은 평등하고, 민주적이며, 함께 번영을 누리는 나라를 세울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을 함께 나누던 경기도 북부, 마을 한가운데로 38선이 그어졌습니다. 6.25 전쟁은 경기도를 전선 한가운데로 세웠고 수많은 희생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긴장될 때마다 입게 되는 피해도 접경지역 주민들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습니다. ‘안보 방파제’와 다름없는 경기북부의 희생과 아픔은 대한민국 번영과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광복의 기쁨과 환희가 우리 모두의 것이었듯 번영 또한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경기도는 경기 북부를 ‘규제의 땅’에서 ‘기회의 땅’으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새로이 들어선 국민주권 정부는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새 정부의 원칙에 발맞추어 경기도는 지역주민의 요구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반환공여지 개발을 차질없이 준비하겠습니다. 경기북부 개발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수도권 불균형을 해소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습니다.

둘째, 민생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경기도는 미국발 관세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지난 1월부터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 방파제’를 가동해 왔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다행히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현실화 된 미국의 관세부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의 중소 수출업체에 대한 특별지원 프로그램으로 우리 경제의 기반을 보호하고 강화하겠습니다. 제 임기 내에 ‘100조 투자유치’ 약속은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첨단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91조 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했습니다. 금년 안에 이 약속을 지켜서 임기 내에 초과달성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후경제’로 대한민국의 경제 대전환도 선도해 왔습니다. 1,420만 도민 모두가 가입된 기후보험, 경기 RE100, ‘관리비 제로 아파트’ 등 다양한 정책으로기후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데 앞장섰습니다. 지난 6월에는 도민들이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후도민총회’도 전국 최초로 출범시켰습니다.

도민들이 ‘기후도민총회’에서 얻게 되는 효능감과 성취감이 직접민주주의의 장, ‘시민의회’로 발전하는 동력이 되길 기대합니다. 경기도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 왔습니다. 자유무역에 특화된 우리 경제 구조의 대전환, 산업 고도화와 수출 시장의 다변화, 기후위기 극복과 기후경제로의 전환, 모두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전국 최대 지방정부 경기도, 첨단산업의 심장 경기도가 그 여정의 맨 앞에 서겠습니다.

셋째,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 정책을 안착하고 확장해 가겠습니다. 경기도는 도민 한분 한분의 삶의 질이 나아지는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만들면서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예술인, 장애인, 농어민, 체육인, 그리고 아동돌봄과 기후행동을 위한 ‘기회소득’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145만 도민이 기회소득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더(The) 경기패스’로 140만 명의 도민들의 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본격 시작했습니다.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워라밸을 이루려는 도전입니다. 새 정부에서도 같은 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도가 앞장서서 전국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360도 돌봄’ 체계도 촘촘하게 구축했습니다. 올해는 지자체 최초로 ‘간병 SOS 프로젝트’를 도입했습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가족의 삶이 멈춰버리는 그와 같은 어려움과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국민의 기본권, 국민의 존엄한 삶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 놓을 수는 없습니다. 경기도, 국가, 우리 이웃의 ‘따듯한 손’이 필요합니다.

경기도는 도민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멈추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가만 선진국이 아닌, 국민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로 가는 길을 더욱 넓혀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은 국민이 강한 나라입니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절대빈곤과 독재, 불법 계엄과 내란 모두 국민의 힘으로 극복해 낸 나라입니다. 20년 후, 광복 100년을 맞는 대한민국을 그려봅니다. 튼튼한 경제와 민생으로 국민 개개인이 잠재력을 꽃피우는 나라, 굳건한 평화를 기반으로 세계의 평화를 선도하는 나라, 지역이 고르고 균형되게 발전하는 나라, 소득과 부의 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고 빈부의 격차를 해소한 나라,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정직과 성실과 땀이 보상받는 나라, 대한민국은 반드시 그 나라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더 멀리, 더 힘차게 갈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1,420만 도민 모두의 손을 잡고 광복 100주년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우리에게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용기를 물려주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께 다함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모두의 빛나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광복 100년의 대한민국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오직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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