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베이징=주간시민광장] 서동화 기자 = 경기도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 중 하나인 중국 충칭과 손을 맞잡고 신성장 거점을 확보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충칭시청에서 후헝화(胡恒華) 시장을 비롯한 충칭 지도부와 만나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기도가 중국 중서부 지역과 맺는 첫 협약으로, 교류 지평을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서명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 성과”
김동연 지사는 협약식에서 “충칭시와 우호협약을 맺게 돼 기쁘다”면서도 “단순한 서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의회 의장과 경기도의 대표적 AI 기업들과 함께 온 것도 실질적 협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후헝화 시장은 김 지사의 발언을 메모하며 공감을 표시한 뒤 “훌륭한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양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손잡고자 한다”며 “실무팀을 구성해 실속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세계 최대 독립시, 충칭의 위상
중국에는 중앙정부가 직접 관할하는 4대 직할시(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가 있다. 이번 협약으로 경기도는 베이징을 제외한 3곳과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충칭은 면적 82,403㎢로 대한민국 국토의 80%에 해당하며, 인구만 3,2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도시다. GRDP는 약 4,477억 달러(623조 원)로 중국 도시 가운데 4위를 차지하며 성장률은 5.7%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전자·스마트제조를 비롯해 신에너지차·로봇·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경기도와의 협력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위 협력 확대
경기도와 충칭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경제통상·과학기술·교육·문화·관광·환경·보건의료·노인복지·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대표단 상호방문, 서한 교류 등 상시 대화를 이어가고, 상대 도시가 개최하는 국제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충칭시 상무위원회는 ‘한중경제우호협력센터’를 설립해 기업·청년·공공기관의 협력 창구로 운영한다. 아울러 충칭시 량장신구관리위원회와는 AI·바이오·청년인재 취업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충칭, 닮은꼴 파트너”
김 지사는 경기도와 충칭의 공통점을 강조하며 상호 이해를 끌어냈다. 그는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로, GRDP 역시 충칭과 비슷한 규모”라며 “수도권을 둘러싸고 바다와 맞닿은 교통 요충지라는 점에서 중국 내륙 허브인 충칭과 닮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는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AI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집약된 대한민국 경제·산업의 심장”이라며 “충칭과는 산업 구조가 유사하면서도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밝혔다.
삼국지와 관광 교류의 연결고리
김 지사는 삼국지 속 유비가 마지막을 맞이한 백제성을 언급하며 “충칭은 삼국지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도시, 수원은 조선시대의 빼어난 유산을 보유한 도시”라며 상호 관광 마케팅 강화를 제안했다. 충칭 측은 이를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깊이 공감했다.
민선7기 씨앗, 민선8기에서 열매 맺다
경기도는 지난 2017년 이재명 대통령이 도지사 시절 한국 지방정부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충칭에 설치하며 협력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본격적인 협약 체결은 지연됐다. 이번 우호협약은 민선8기에 들어 그 씨앗이 열매를 맺은 상징적 성과다.
⬛ 요약 박스
• 경기도, 충칭시와 우호협약 체결 (중서부 지역 최초)
• 중국 4대 직할시 중 톈진 이어 두 번째, 상하이까지 포함 시 베이징 제외 전부 확보
• 협력 분야: 경제·과학기술·문화·관광·환경·보건 등 전방위
• 한중경제우호협력센터 설립, 량장신구와 AI·바이오 교류 심화
• 충칭: 인구 3,200만, GRDP 623조 원, 중국 4위 경제규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