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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위에 세우는 개발, 멈춰야 한다 — 김영희 의원, 오산 물류센터 사고 후 “도민 생명보다 개발이 우선돼선 안 돼”


(사진=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주간시민광장] 백미현 기자

한눈에 보는 한 줄 요약

• 사건 개요: 오산 롯데물류센터서 암모니아 누출… 근로자 6명 부상, 주민 불안 확산
• 의원 발언: “화성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 중단하고 안전대책 먼저 마련해야”
• 핵심 쟁점: 안전행정의 실종, 세수 중심 개발의 구조적 문제
• 향후 과제: 교통·환경·안전 평가를 선행하는 개발심의제도 강화

“시민이 불안해하는데, 행정은 또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합니다.”

김영희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오산1)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지난 14일 오후 오산시 부산동 롯데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암모니아 누출 사고로 근로자 6명이 다치고, 도심 곳곳에 자극적인 냄새가 퍼지며 시민 불안이 증폭됐다.

사고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인근 화성 지역에서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김 의원은 “이제는 개발보다 안전이 먼저”라며 행정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고의 현장, 냄새로 시작된 불안

사고는 오후 3시 30분경 발생했다. 롯데물류센터 지하층의 냉매탱크 밸브를 수리하던 중 약 7톤 규모의 암모니아 냉매 일부가 새어나갔다. 인근 주민들은 “눈이 따갑고 냄새가 심하다”는 신고를 잇달아 올렸고, 지역 커뮤니티에는 “아이 하교 시간인데 괜찮을까”, “주민 문자 늦은 거 아니냐”는 글이 급속히 퍼졌다. 일상 속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스며든 순간이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고는 단순한 현장 과실의 문제가 아니라, 도심 밀집지역에 대형 물류시설을 무분별하게 허가한 행정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불안이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행정은 여전히 ‘개발 논리’를 앞세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화성 초대형 물류센터, 지금은 멈춰야 할 때”

김 의원은 특히 인근 화성시 동탄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교통, 환경, 안전대책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부로 통과된 대표적 사례”라며,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개발은 더 이상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자체가 세수 확보나 부동산 가치 상승에만 매달리는 행정은 명백한 실패”라며, “화성 물류센터 건립을 즉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도시의 구조적 문제 — ‘세수 중심 행정’의 그림자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방정부들이 세수 확보를 위해 대형 물류단지와 창고시설을 유치하는 구조 속에서,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 화재·화학물질 누출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경기도 내 물류센터는 2020년 이후 연평균 12%씩 증가했으며, 상당수가 주거지 반경 2km 이내에 들어서 있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 저장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 냉매관리계획, 긴급대피 매뉴얼 등은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영희 의원의 발언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행정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개발 우선 행정을 멈추고, 도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행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는 “주민이 안전을 믿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이 아니라 퇴행”이라며, “행정의 성과지표를 ‘개발 승인 건수’가 아니라 ‘안전 확보율’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의 시선 | “위험을 보는 눈, 행정의 철학을 바꾸어야”

이번 사건은 ‘안전’이 여전히 행정의 부차적 가치로 밀려나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시스템의 결함보다 ‘관행의 무감각’이다. 사고가 터지면 현장을 봉합하고, 여론이 가라앉으면 다시 허가를 내주는 구조. 이 반복이 끊어지지 않는 한, 다음 사고는 예견된 것이다.

김영희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비판이 아니다. 그의 문제제기는 “도시의 생명 윤리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경제와 안전은 대립하지 않는다. 다만 행정의 철학이 어느 쪽을 중심에 두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불안 위에 세운 개발은 결국 그 도시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김 의원의 경고는, 우리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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