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전 지구적 환경 위기로 떠오른 가운데, 몽골 울란바토르시는 자국의 심각한 대기 및 환경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관리형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국제사회와 공유했다.
지난 9월 경기도 주최로 열린 「청정대기 국제포럼(Clean Air International Forum 2025)」에서 몽골 환경부 산하 대기 및 환경오염 대응국의 몽크바타르 다바삼부(Munkhbaatar Davaasambuu)
은 ‘울란바토르의 대기환경 위기관리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포럼은 “Racing for Air: 푸른 하늘을 위한 우리의 질주”라는 슬로건 아래, 동북아 및 아시아 주요 도시들의 환경 위기 공동 대응과 정책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 다바삼부 국장은 “울란바토르는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생존과 지속가능성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하며, 도시가 직면한 문제와 다층적 해결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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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nkhbaatar Davaasambuu 국장 발표 (사진=주간시민광장) |
1. 도시 집중화와 구조적 병목: 울란바토르의 복합 위기
울란바토르는 몽골 전체 면적의 0.3%에 불과하지만, 국가 인구의 절반 이상(약 50%)이 거주한다. 행정·교육·보건·산업 기능이 모두 집중된 수도로, 전체 병원의 96%, 대학교의 85%, 초·중·고교의 76.5%, 유치원의 70.4%, 문화시설의 84%가 밀집해 있다.
도시 외연은 계속 확장되지만 기반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주택 부족, 비계획적 도시 확장, 노후 에너지망, 교통 체증, 폐기물 처리시설 부족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다바삼부 국장은 울란바토르가 겪고 있는 8대 환경문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대기오염(Air Pollution)
2) 하수도 미정비(Sewerage System)
3) 수질오염(Water Pollution)
4) 전력 인프라 취약(Energy Grid Problem)
5) 고체 연료 의존(Solid Fuel Dependency)
6) 건축폐기물 방치(Construction Waste)
7) 산림 파괴 및 도시 확장(Urban Sprawl)
8) 도심 과밀(Population Den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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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nkhbaatar Davaasambuu 국장 발표 (사진=주간시민광장) |
2. 차량과 난방 연료, ‘이중의 적’… 대기오염 주범
몽골의 대기오염은 주로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자동차의 급증이다. 울란바토르에는 현재 약 10만 4천 대의 차량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28.9%가 구도심(CBD)에 집중돼 있다. 도시 교통량의 67%가 혼잡 상태로, 배출가스 누적과 대기정체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둘째는 가정 난방 연료의 구조다. 도시 외곽 ‘게르(Ger) 지역’에서는 여전히 석탄이나 장작과 같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연료 소비 중 55.6%가 이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는 PM2.5 등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각하게 배출된다.
3. 도시 인프라 재정비 및 오염 저감 전략
울란바토르시는 ‘대기오염 저감계획(Pollution Reduction Plan)’을 수립하고 다음과 같은 핵심 전략을 추진 중이다:
• 도로 재정비 17.7km, 신규 포장 도로 개설 24.9km
• 혼잡 구간 대체도로 신설, 트래픽 헬스맵 도입
• 하수처리시설 현대화, 공공건물 열효율 개선
• ‘게르 지역’ 집중 모니터링, 오염도 44% 저감 목표 (2025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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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nkhbaatar Davaasambuu 국장 발표 (사진=주간시민광장) |
전체 도시계획과 병행하여, 지역 단위 오염원 추적 및 맞춤형 정책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4. 에너지 전환과 국제협력 프로젝트
울란바토르시는 게르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기구와 협력한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다바삼부 국장은 대표 성과 사례로 아래와 같은 성과를 발표했다:
• 전기 기반 난방 시스템 보급
• 태양광 패널 + 에너지저장장치(ESS) 결합
• 150가구 대상 시범사업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70% 감소
• 탄소배출권(Credit) 판매를 통한 추가 소득 창출
이 프로젝트는 기술-정책-경제-환경 융합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주민 삶의 질 개선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5. 울란바토르 대기정책의 5대 전략
울란바토르시는 아래와 같은 5대 전략을 중심으로 종합 대기관리 체계를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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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nkhbaatar Davaasambuu 국장 발표 (사진=주간시민광장) |
1) 정책 통합 및 기획 강화
• 도시 차원의 환경계획 및 부서 간 협업 체계 구축
• 장기 계획 수립과 단기 실천 병행
2)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
• 전기버스 도입, 노후 경유차 감축
• 교통 혼잡구간 개선, 스마트 신호체계 도입
3) 청정 연료 및 에너지 전환
• 게르 지역 중심 재생에너지 도입
• 전기난방 시스템 및 태양광+ESS 확대
4) 시민 참여 및 인센티브 강화
• 민간 중심 시민 캠페인
• 전기차 보조금, 탄소배출권 거래 도입
5) 과학 기반 정책 및 국제협력 확대
• 실시간 측정·분석 기반 정책 도입
• 국제도시 및 기구와의 협력사업 지속 확대
6. 전망과 과제: 지속가능한 도시를 향한 실험
울란바토르의 도전은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닌, 도시 구조와 에너지 체계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성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몽골 고유의 기후, 산업 기반, 재정 제약 등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다바삼부 국장은 “대기오염은 단지 먼지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구조 왜곡과 사회 불균형의 지표”라며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시민 참여와 도시 철학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울란바토르의 경험은 기후위기 시대, 다른 도시들에게 거울이 될 수 있다”며 “함께 배우고 행동하는 것이 아시아 대기연대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기자 주
울란바토르의 대기오염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라 도시정책 전반의 구조 전환을 요구하는 과제다. ‘위기관리형’ 도시정책 모델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눈에 보는 핵심 용어 요약
●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구도심, 중심업무지구: 도시 내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핵심 지역으로, 기업 본사, 금융기관, 공공청사, 교통 중심지 등이 밀집. 도시 성장 과정에서 과밀·노후·교통 혼잡 등 문제 발생 가능. 최근에는 기후적응형 재생과 스마트 인프라 도입이 논의됨.
● 트래픽 헬스맵 (Traffic Health Map)|교통환경 건강지도: 도로별 교통량, 차량 속도, 대기오염 수준, 소음 등 교통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지도형 플랫폼.→ 도시의 교통·환경 취약지점을 진단하고, 정책 개입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활용됨.
● 태양광 패널 + ESS (Energy Storage System) 결합|분산형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한 뒤, 필요한 시간대(예: 야간)에 사용하는 시스템.→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전력망 부담을 줄이며, 정전 시 비상 전력 공급도 가능.→ 공공청사, 학교, 산업단지 등에 적용 확대 중.
[투명 고지]이 기사는 조종건 기자(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 주간시민광장 편집인)가 작성하였습니다. 기자는 대기질, 환경, 공공정책 관련 지역 시민운동과 기후 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본 기사 시리즈는 [2025 청정대기 국제포럼]의 핵심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독립 취재 및 해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