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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사법복지 대전환… 서울고법 원외재판부·의정부 법조타운 4년 앞당겨 추진

경기도·법무부·법원행정처·의정부시가 18일 ‘경기북부 사법복지 서비스 향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신설 및 의정부 법조타운 조기 조성을 위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사진=경기도)

[경기=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핵심 합의|경기도·법무부·법원행정처·의정부시, 사법복지 향상 협약 체결
주요 내용|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신설, 의정부 법조타운 조기 조성공동 추진
도민 효과|항소심 위해 서초까지 1시간 이상 이동하던 불편 해소
추진 방향|부지 조성 시기 2030→2026년으로 4년 단축
정치권 지원|박지혜·이재강 의원 “회생·가정법원 설치도 필요… 전폭 지원”

경기북부의 숙원사업이었던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신설과 의정부 법조타운 조기 조성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경기도와 법무부, 법원행정처, 의정부시는 18일 ‘경기북부 사법복지 서비스 향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법 접근성 강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로써 경기북부 도민의 항소심 이동 부담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경기도, 법무부, 법원행정처, 의정부시는 18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경기북부 사법복지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신설과 의정부 법조타운 조기 조성을 핵심으로 한다.

경기북부는 인구 360만 명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고등법원 본원 관할에 속해 항소심 재판을 위해 서초구까지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지속돼 왔다. 도는 사법 접근성 격차가 도민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주요 구조적 요인이라고 판단해왔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협약식에서 “오늘은 입법·사법·행정이 함께 나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경기북부의 사법복지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발전을 이루는 데 경기도가 끝까지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병헌 의정부지방법원장과 이만흠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은 “북부지역의 위상에 걸맞는 사법서비스 구축을 위해 원외재판부 설치와 법조타운 조기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박지혜 국회의원은 “의정부 법조타운에 회생법원·가정법원까지 설치돼 종합 사법서비스가 제공되길 기대한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재강 국회의원은 “360만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도와 관계 기관은 현재 의정부 고산동 일원에 조성 중인 법조타운 부지 조성 시기를 2030년에서 2026년으로 4년 앞당기기로 합의했으며, 준공 역시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조치가 “경기북부 균형발전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자의 시선(총평) – 전관예우의 그림자를 지우는 ‘공간전환’의 시작

한국 사법체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것이 바로 전관예우다. 오랜 시간 동안 일부 판·검사들이 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하며 사건을 ‘사람’을 보고 처리하는 관행, 그리고 그것이 실제 판결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은 사법 신뢰를 뿌리째 흔들어왔다. 판결은 법 앞의 평등을 전제로 해야 하지만, 현실은 종종 그렇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신설과 의정부 법조타운 조기 조성은 단순한 행정·사법 인프라 확대가 아니라,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공간전환이라는 더 큰 의미를 품고 있다. 사법 공간이 바뀌면 사건의 흐름, 정보 접근 방식, 지역 기반의 인사 운영 구조도 함께 바뀐다. 즉, 기존의 중심지(서울 서초)에 집중됐던 사법 네트워크가 재편되면서 전관 중심의 비공식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약화될 여지를 만든다.

물론 공간만 바뀐다고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법권이 지역으로 분산되고, 북부 도민이 ‘사람 줄’이 아니라 절차와 법리에 근거한 재판을 더 가까운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은 전관예우 구조를 허물어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경기북부의 이 변화가 ‘새 건물’에 머무르지 않고, 새 문화·새 절차·새 신뢰로 이어지느냐가 진짜 관건이다. 이번 공간전환이 사법의 본질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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