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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반도체 산업의 심장(사진=경기도 제공) |
[경기=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K-반도체 산업의 심장: 국내 반도체 부가가치 84.7%, 매출 76% 경기도에 집중
• 삼성·SK의 600조 투자권역: 용인·평택·이천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단지
• 전 주기 생태계 구축: 판교 팹리스 → 수원 R&D → 용인·평택 제조 → 안성 소부장
• 글로벌 기업 집적: ASML·AMAT·TEL·램리서치 등 세계 4대 장비기업 모두 경기도로
• 도지사 메시지: “경기도가 한국 반도체의 미래이자 세계 반도체의 중심이 될 것”
경기도가 용인·평택·이천을 잇는 ‘반도체 아크(ARC)’를 본격 구체화하며 K-반도체 주권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 R&D, 소부장, 인재양성까지 모든 기능을 집적한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가 클러스터가 가동 단계에 들어가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경기도는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부가가치 84.7%, 매출 76%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압도적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18.5%로 2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도는 이 경쟁력을 지켜내기 위한 ‘반도체 아크 전략’을 본격 추진 중이다.
■ 삼성·SK 600조 투자… 세계 최대 생산 단지로
반도체 아크의 ‘제1축’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용인 이동·남사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360조 원)와 평택 고덕 국제화지구(120조 원), 그리고 SK하이닉스의 용인 원삼 클러스터(122조 원)다. 세 지역은 2047년까지 약 600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가 예정돼 있으며, 완공 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벨트로 평가된다.
■ 클러스터 승인기간 4년→1년 9개월… 경기도의 속도
경기도는 산업단지 승인 절차를 대폭 단축시키며 국가 사업 추진력을 확보했다. 보통 4년 걸리는 승인 기간을 1년 9개월로 줄였고, 2031년 준공·2030년 말 첫 팹 가동이 가능한 수준의 속도를 만들어냈다. SK하이닉스 클러스터도 현재 공정률 70.5%로 순항 중이다.
■ 반도체 아크의 두 번째 축: 판교·수원 R&D 라인
반도체 아크는 생산단지뿐 아니라 판교·수원·이천으로 이어지는 R&D·설계 생태계를 포함한다.
• 판교: 팹리스 클러스터, 시스템반도체 개발지원센터, 팹리스 아카데미
• 수원: 경기도 반도체기술센터(G-SPEC), 테스트베드, 실무형 인재양성
• 이천: SK하이닉스 메모리 제조 중심지
이 일련의 분업 구조는 경기도만의 ‘전 주기 반도체 벨트’를 완성한다.
■ 글로벌 장비기업이 모두 모인 ‘경기도’
경기도에는 이미 세계 4대 반도체 장비기업이 자리 잡았다.
• ASML(화성·EUV 클러스터)
• AMAT(오산 R&D센터 건립 추진)
• Tokyo Electron(화성 연구센터)
• Lam Research(용인·오산 제조·유통망)
이들의 집적은 경기 남부를 단순한 제조단지를 넘어 세계 반도체 기술 표준의 테스트베드로 끌어올리고 있다.
■ 도지사 메시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의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전략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프로젝트”라며 “경기도가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시선
경기도의 전략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다. 용인·평택·이천을 한 축으로 묶고, 판교·수원·안성·화성에 흩어진 핵심 기능을 ‘아크’ 형태로 연결함으로써 한국 반도체의 주권적 생산 능력, 즉 설계·제조·검증·소부장·인재양성을 모두 한 지역에서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세계적 반도체 경쟁이 다시 ‘주권의 문제’로 이동하는 지금, 한국이 공급망 충격과 보조금 전쟁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적 방파제다. 아시아 반도체 산업의 기준점이 어디로 이동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에, 경기도의 메가 클러스터 구축은 한국 반도체 패권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구조적 토대가 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지점은, 이러한 변화가 산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반도체 아크가 완성되면 필요한 것은 단순 노동력이 아니라, 설계·AI·데이터·공정·시스템 엔지니어링을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다.
지역 대학들도 이 흐름을 감지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택대학교 AI융합학과 역시 평택 고덕·용인 클러스터와 인접한 지역적 이점을 발판 삼아, 반도체-AI 융합교육·현장기반 실습·산학 프로젝트 등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지역 대학이 산업생태계의 일부로 편입되는 순간, 경기도의 반도체 전략은 더 견고해지고, 지역은 산업의 ‘주체’로 올라선다. 경기도는 이제 ‘반도체 생산기지’가 아니라 ‘반도체 국가전략의 중심축’이다. 그리고 그 중심축의 한쪽에서, 지역 대학이 미래 인재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 변화가 얼마나 깊게 사회 전체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