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조하식 박사, 글로 남긴 지구촌 이야기(12회)】: 미국 탐방기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미대륙의 정책적 방향

- 조하식(칼럼니스트•문인, Ph.D.) -

----------(12회)----------

  그렇다면 어떻게 굵직한 사안마다 전 국민적 역량을 모을 참인가? 아시다시피 3S 정책을 통해 쉽사리 통치하겠다는 속셈인즉 강대국이라는 우상을 내세워 실체도 없는 애국심과 자존심을 부추김으로써 지배를 뛰어넘은 통치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 이를 좀 깊숙이 들여다보면 오지랖 넓은 지도자가 군중의 위상을 높이고 근거조차 박약한 자긍심을 역이용해 세금을 마구 거둬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현행 법망을 뚫고 합법적 납세를 피하려고 만들어낸 편법이 이른바 팁문화라는 논리에 한편 공감이 갔다. 복권문화 또한 인간의 본질을 몰각시키기는 매한가지. 이거야말로 노동의 신성함을 저버리고 무위도식의 결과물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지지한다. 이쯤 되면 논변의 열기로 가득 찬 차 안이 세계를 주무르는 비밀 발설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말하자면 다스리는 방향을 최대한 우민화로 이끌어 뭇 사람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그에 반해 그가 고집하는 영어능통자의 제한적 양성책에는 좀체 수긍하기 어려웠다. 자신도 교포로서 영어를 잘은 못하지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잘 살고 있다면서, 영어를 배우되 학자, 사업가, 정치가, 협상전문가 정도만 들이파면 된다는 궤변이었다. 분별하건대 3%의 지도층이 자신들의 지분 유지를 위해 97%의 서민층을 침묵시키는 커넥션(connection, 연결부)을 꿰뚫어 볼 시점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이러한 의식구조가 팽배한 터전을 목하 탐색하는 중이다. 하나님께 무시로 수시로 혜안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간간이 지나가는 고층아파트의 행렬. 한눈에 발코니가 지저분했다. 여태껏 살펴온 바로는 흑인들의 편의 지향문화가 청결한 환경을 해치고 있었다. 이는 한 동양인의 눈에 그리 비쳤을 뿐 결코 인종차별적 편견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그런 마음일랑 성경 말씀에 위배될뿐더러 나의 가치관과도 멀기 때문이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모녀의 대화 내용이 들려왔다. 소비 위주로 사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호된 질타. 따가운 훈계는 그렇게 한참을 이어갔다. 그러므로 우리 내외만치 행복한 형편은 드문 터. 세상 물정에는 좀 어두워도 이렇다 할 치장도 모른 채 살아가는 대학원생 딸내미와 매사 교과서적인 생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육군 장교 아들내미를 거느리고 살아가니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은 남매를 주신 예수님께 늘 감사기도를 올리는 건 그래서다. “오 주님, 사랑하는 두 아이로 인하여 영광을 가리지 않게 하옵시고, 좋은 친구, 좋은 스승, 좋은 상관, 좋은 배우자를 허락하시되, 영육이 늘 강건하도록 도우시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정진하도록 걸음을 인도하옵소서!”

  뉴욕주에 속한 고속도로는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승용차와 트럭을 따로 분리해 운행하였다. 특히 뉴저지에서 워싱턴으로 통하는 길은 경차 외에는 1인 통행을 금하고, 하루 230마일, 11시간 이상의 초과 운전을 엄금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것. 하지만 각 주의 경계선에서 검사를 받을 수는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냥 통과시키는 게 관행이란다. 세계지리학회는 도로에 일련번호를 붙이되 남북으로 뻗은 길은 홀수로, 동서를 가로지른 길은 짝수로 정한 터여서 출구(Exit)의 숫자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작아지는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우거진 낙엽송들로 인해 막상 활엽수 한 그루 제대로 식별하기 어려운 도로. 중간에 고급 주택가에 나붙은 글자가 보였다. 어느 여왕의 이름을 딴 듯한 “Queen Anne Theatre”을 읽으니 과연 영화산업을 진흥시키는 곳답다. 대서양을 등지고 서쪽으로 달리면 키 큰 억새밭이 무성하다는데 언제쯤 가볼 수 있을까? 규정상 산지 2에이커(1에이커는 1,250평)당 한 채의 집을 지을 수 있지만 대신 베어낸 나무의 네 배를 심어야 한단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와는 다른 법률 체계. 부득불 삼림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면 후유증 없는 후속 조치를 반드시 취하라는 게 필자의 목소리다. 소득이 있는 자에게 매기는 세금부과는 일반적으로 주거 면적이 기준. 단 세금을 포탈하는 자는 단호히 반국가사범으로 다루되 기부나 복지시설 투자를 통한 절세는 적극적으로 권장한단다. 아이들이 있어 다소 소란하던 버스 안이 빌 게이츠 다음가는 부자 워런 버핏의 구멍 난 양말 얘기를 듣는 순간 조용해졌다. 두 분이야말로 몸소 자선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모본이 아닌가! 이들의 교집합은 한결같이 본인은 근검절약을 실천한다는 것. 그 대목에 다들 방점을 찍는 분위기였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