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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평택시 제공) |
[경기=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 한눈에 보는 핵심
• 1995년 통합 이후 유지된 생활폐기물 수거체계 전면 개편
• 수거 대행구역 5개 → 9개 권역 확대, 업체도 9곳으로 재편
• 2026년 1월 1일부터 새 체계 시행
• 시 “시민 불편 최소화·청소행정 혁신” 강조
• 그러나 업체 선정 과정에서 “10분 발표 평가” 논란 제기
• 일부 업계·시민단체 “수백억 규모 사업, 졸속 심사 우려”
평택시가 3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청소행정 혁신에 나섰다. 하지만 대규모 공공사업인 만큼 투명성과 공정성이 핵심인데, 최근 진행된 수거업체 선정 과정에서 “업체당 10분 발표 평가”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며 졸속 심사·특혜 의혹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평택시는 도시환경 변화와 인구 증가로 늘어나는 폐기물 처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1995년 평택시·송탄시·평택군 통합 이후 유지돼 온 기존 체계를 바꾸는 것으로, 수거망을 촘촘히 하고 민원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핵심 내용은 수거 대행 구역을 기존 5개에서 9개 권역으로 확대하고, 9개 민간 업체가 이를 나눠 담당하는 구조다. 권역별 책임성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개편된 수거체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시는 제도 전환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점검과 민원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청소행정의 질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생활폐기물 수거는 기존과 동일하게 정상 운영되며 시민 불편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진행된 수거·운반업체 선정 절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업체 평가 과정에서 발표 시간이 업체당 약 10분 내외로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업체들은 “수년간의 운영 능력, 장비 투자, 인력 관리, 안전 대책, 민원 대응 시스템 등을 10분 안에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사업은 연간 수십억 원, 전체 계약기간 기준 수백억 원 규모의 공공사업인 만큼, 발표 시간 축소는 형식적 절차에 그친 것 아니냐, 이미 정해진 업체를 위한 요식행위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공개 경쟁이지만, 실질적 검증 없이 짧은 발표로 승패가 갈린다면 공정성을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행정 편의주의적 결정이 장기적으로 시민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는 선정 절차가 관련 법령과 내부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평가 항목별 점수, 심사위원 구성, 발표 외 서류 평가 비중 등은 상세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 기자의 시선
이번 개편은 분명 필요하다. 평택은 이미 중견 도시를 넘어 대도시 문턱에 들어섰고, 폐기물 행정 역시 과거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수거 구역 확대와 책임 강화는 방향 자체로는 옳다.
그러나 절차의 신뢰가 무너지면 정책의 명분도 함께 흔들린다. 생활폐기물 수거는 단순한 용역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필수 공공서비스다. 악취, 지연 수거, 안전사고, 민원 폭증은 모두 시민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다. 그 운영 주체를 뽑는 과정이 단 10분짜리 발표로 축소됐다면, 이는 행정 혁신이 아니라 행정 편의에 가깝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빠른 결정이 아니라 납득 가능한 결정이다. 관련 공무원 누가, 어떤 기준으로, 왜 선정됐는지 명확해야 한다.
평택시가 진정으로 “청소행정 혁신”을 말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평가 과정과 기준, 점수, 심사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30년 만의 대수술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