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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장선 평택시장과 데이비드 오버튼 이사장의 협약식(사진=평택시 제공) |
[평택=주간시민광장] 조요한 기자
■ 한눈에 보는 핵심
• 평택시, 미국 명문 애니 라이트 스쿨(Annie Wright Schools)과 국제학교 설립·운영 협약(MOA) 체결
• 학교명: ‘애니 라이트 스쿨 평택’(K-12 통합과정)
• 총 사업비 약 2,000억 원 규모
• 평택도시공사, 학교 건축비 약 1,000억 원 추진
• 평택시, 설립 준비·초기 운영 안정화 위해 최대 600억 원 보조금 지원
• 수업료 수입의 10% 이상 장학금 조성 → 60% 평택 학생 우선 배정
• 학생 정원의 30% 이상 평택 거주자 선발
• 국제교육 기반으로 글로벌 정주도시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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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주간시민광장 제공) |
평택시가 산업도시의 외피를 벗고 교육도시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140년 전통의 미국 명문 사립학교 ‘애니 라이트 스쿨’과 국제학교 설립 협약을 체결하며, “도시의 미래는 결국 사람을 키우는 힘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국제학교 유치는 단순한 교육시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평택의 도시 구조와 정주 전략 자체를 바꾸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평택시는 1월 15일 평택아트센터에서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 본교를 둔 사립학교 애니 라이트 스쿨(Annie Wright Schools)과 국제학교 설립·운영을 위한 협약(MOA)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장선 평택시장과 데이비드 오버튼 이사장, 제이크 과드놀라 총교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도의원, 주한미군, 삼성 관계자,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 지역 주민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국제학교 설립을 공식화하는 절차로, 그간 진행돼 온 협상을 마무리하고 실제 설립·운영 단계로 전환했음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의미를 갖는다. 양측은 학교 설립과 운영, 토지·건물 임대, 학교 운영 전반, 지역사회 연계에 관한 역할과 책임을 협약서에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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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주간시민광장 제공) |
정장선 시장은 인사말에서 “평택은 산업과 안보의 도시로 성장해 왔지만, 늘 교육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이번 협약은 단순히 이름만 빌린 학교가 아니라, 본교의 철학과 커리큘럼을 그대로 옮겨오는 진정한 국제학교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애니 라이트 스쿨은 1884년 설립된 전통 사립학교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K-12 통합과정을 운영하며 국제바칼로레아(IB)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포함한 교육과정, 소규모 수업, 토론 중심 수업, 전인교육을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다.
평택에 설립될 학교 명칭은 ‘애니 라이트 스쿨 평택’이며, 총 사업비는 약 2,00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학교 건축은 평택도시공사가 약 1,000억 원 범위 내에서 추진하고, 평택시는 설립 준비비와 초기 운영 안정화를 위해 최대 600억 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교 부지와 건물은 평택시 소유로 유지되고, 애니 라이트 스쿨은 이를 임대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한 협약에는 지역사회 연계 조항도 포함됐다. 전체 수업료 수입의 10% 이상을 장학금으로 조성하고, 이 중 60%를 평택 거주 학생에게 우선 배정한다. 학생 선발에서도 최소 30% 이상을 평택 거주자로 선발하는 지역 우대 정책이 적용된다.
평택시는 국제학교를 외국인과 글로벌 인재가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핵심 교육 인프라이자, 산업·주거·교육이 결합된 국제도시 모델의 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애니 라이트 스쿨 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오버튼은 평택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국제교육 협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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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주간시민광장 제공) |
■ 기자의 시선
평택은 오래도록 “공장이 많은 도시”, “미군기지가 있는 도시”로 불려 왔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다른 도시로 떠나는 가정도 적지 않았다. 산업은 있었지만, 정주를 결정짓는 교육 인프라는 늘 약점이었다.
정장선 시장이 국제학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 산업, 항만 물류, 미군기지, 외국인 투자기업이 몰리는 도시라면, 그에 걸맞은 교육 인프라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국제학교는 단순한 학교 한 곳이 아니다. 외국인 전문가의 정착을 돕고, 지역 기업의 인재 유치 경쟁력을 높이며, 동시에 지역 학생들에게 세계 수준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 전략 자산이다.
물론 논란의 여지도 있다. 막대한 공공 재정 투입, 국제학교의 ‘엘리트화’ 우려, 교육 격차 문제는 반드시 함께 관리돼야 한다. 그래서 이번 협약에 장학금 의무 비율, 지역 학생 우선 선발 조항이 포함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도시는 공장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사람이 머물고, 아이를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된다.
평택의 이번 선택이 단기 성과를 넘어, ‘사람 중심 성장’으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교육도시로 향하는 실험은 이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