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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강묵 박사(법무부 울산출입국 소장) 초청 한·몽 미래전략 모색 “몽골은 미래의 국가…한·몽 관계, 사람의 이동에서 다시 설계해야”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 “비자 장벽 낮추고 인적교류 확대해야…자원·환경·에너지까지 장기적 협력 필요” 평택 시민사회, 10월 1~4일 몽골 현지 찾아 민간외교·국제교류 가능성 탐색

▲ 길강묵 박사(법무부 울산출입국소장)가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에서 한·몽 관계의 미래와 인적교류, 자원·환경 협력의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제공=주간시민광장]


몽골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기술·자본·인적 역량을 연결하고, 이민정책과 시민사회 교류를 통해 한·몽 관계를 미래세대의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평택에서 나왔다.

깨어있는시민과의동행 독서향기(회장: 천낙규)와 깨어있는시민과의동행 산악회(회장: 최덕제), 한국시민사회재단, 평택환경시민사회협동조합(이사장: 이용주), 뜨레휴카페작은도서관은 9월 27일 오후 5시 평택시 비전4로 뜨레휴카페작은도서관에서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 「초원의 바람, 미래를 잇다 ― 유목에서 정주로, 그리고 한·몽의 내일」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총영사를 지내고 현재 법무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길강묵 박사가 맡았다.

길 박사는 약 3년간 몽골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현장 경험과 출입국·이민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몽골 사회의 변화, 한국과 몽골의 인적교류, 비자정책, 유학생 정책, 사막화와 도시집중, 자원과 에너지 문제 등을 폭넓게 설명했다.

“몽골은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할 나라”

길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한·몽 관계를 바라보는 핵심 관점으로 ‘미래의 이익’을 제시했다. 그는 몽골을 “미래의 국가”라고 규정하며 국가 간 관계를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 가운데 하나로 몽골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들었다. 길 박사는 몽골을 세계적인 자원 부국으로 설명하면서 “세계 9위”라는 수치를 언급하고, 석탄과 철광석 등 주요 광물자원의 규모와 아직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희토류 등 미래 전략자원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실제로 몽골 정부 자료에서도 몽골은 구리와 석탄 등의 확인 매장량이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철광석을 비롯해 금·형석·우라늄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토에 대한 지질조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추가적인 자원 발견과 개발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길 박사는 “국가의 이익에는 지금의 이익이 있고 미래에 실현할 이익이 있다”며 “우리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라 하더라도 물을 주고 비료를 주듯 미래의 이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몽 관계 역시 단기적인 교역이나 투자 성과에 머물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내다보는 장기적 협력관계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자본과 기술, 산업화 경험과 교육 역량을 갖고 있고, 몽골은 광대한 국토와 풍부한 자원, 젊은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다. 


▲ 길강묵 박사의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미지. 길 박사는 몽골을 ‘미래의 국가’로 바라보며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자본·기술·교육 역량을 연결한 장기적인 한·몽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미지=주간시민광장]


길 박사는 이러한 양국의 강점을 연결해 자원·산업·교육·인적교류가 함께 발전하는 장기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몽 관계의 첫 번째 열쇠는 결국 사람이다”

강연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분야는 이민정책(Migration Policy)이었다. 길 박사는 이민정책을 단순히 외국인의 출입국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한 국가에 들어오면 취업과 경제활동뿐 아니라 교육, 가족, 복지, 사회통합, 지역사회 참여 등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민행정은 사실상 ‘종합행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몽골과 한국의 미래관계에서도 핵심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얼마나 자유롭고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길 박사는 자신이 몽골에서 근무하던 당시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몽골 청년들의 비자 문제를 경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공부한 몽골 청년들이 향후 몽골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면 양국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중요한 인적자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나야 무엇인가 시작할 수 있다”며 몽골과 같은 전략적 협력 가능성이 큰 국가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비자 장벽을 낮추고 인적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불법체류 문제 역시 단속만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 노동시장과 인구구조, 사회통합, 국가이익이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몽골이 직면한 심각한 사막화(Desertification)와 기후변화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길 박사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사막과 달리 사막화된 지역은 나무와 초지가 사라지고 토지가 황폐화된 곳인 만큼, 적절한 관리와 복원사업을 통해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몽골의 극단적인 기후환경을 소개하면서 과거에도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매우 컸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이변과 극한기후의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몽골의 여름 기온이 40℃ 안팎까지 오르고 겨울에는 영하 40℃ 이하로 내려가며, 혹한기에는 영하 50℃에 이를 정도의 추위도 나타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몽골의 평균기온은 지난 80년 동안 약 2.46℃ 상승했으며, 기후변화는 가뭄과 토지 황폐화, 물 부족뿐 아니라 혹독한 겨울재해인 ‘조드(Dzud)’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몽골 국토의 약 77%가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길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몽골에서 발생하는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 모래·먼지 폭풍의 영향은 국경에 머물지 않고 주변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동북아시아가 함께 대응해야 할 환경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 길강묵 박사의 몽골 사막화·기후위기 관련 강연 내용을 시각화한 이미지. 길 박사는 몽골의 사막화를 동북아시아가 함께 대응해야 할 환경문제로 바라보고, 조림과 주민소득·농업·에너지를 결합한 지속가능한 협력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지=주간시민광장]


그는 한국 역시 기후변화로 과거와 다른 폭염과 한파, 집중호우 등 극한기상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몽골의 사막화 대응을 한 국가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국제협력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의 산림청과 시민사회·기업 등이 몽골에서 조림과 사막화 방지사업을 진행해 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추운 겨울 난방을 위해 주민들이 나무를 벌목하거나 과도한 방목이 반복될 경우 조림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참석자들은 유실수와 경제수종, 사료작물, 점적관개, 태양광 등 주민의 소득과 생활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식으로 사막화 대응정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결국 ‘나무를 심어주는 원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주민들에게 나무와 초지를 지키는 일이 곧 자신의 소득과 삶을 지키는 일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막화 대응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유목에서 정주로…환경문제는 도시문제로 이어져

몽골의 환경 변화가 수도 울란바토르의 도시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초원의 목축환경이 악화되면서 지방의 유목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울란바토르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수도 외곽의 게르지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 게르지역에서 난방을 위해 석탄과 각종 연료를 사용하면서 울란바토르의 대기오염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고 길 박사는 설명했다.

결국 몽골의 사막화와 목축, 에너지, 수도권 집중, 대기오염, 해외 이주는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참석자들은 한국이 몽골과 협력할 경우 단순한 개발사업보다는 산림복원–신재생에너지–지역경제–일자리–교육–이민정책을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주목했다.

“태양광·분산에너지 협력 가능성 살펴봐야”

토론에서는 몽골의 넓은 국토와 일조량을 활용한 태양광과 분산에너지(Distributed Energy) 협력 가능성도 제기됐다.

탄소중립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참석자는 몽골처럼 인구밀도가 낮고 지역 간 거리가 먼 국가에서는 대규모 중앙집중형 전력망뿐 아니라 지역 단위의 분산형 태양광 시스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한국의 태양광 설비 운영 경험과 재사용·재활용 기술 등을 몽골의 지역에너지 문제와 연결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몽골 방문단은 현지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와 산림복원, 사료작물, 지역경제를 연결할 수 있는 협력모델의 가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원조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이번 포럼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몽골을 ‘지원 대상국’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이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몽골이 자원과 공간을 제공하는 단순한 교환관계를 넘어 교육·인적교류·환경·에너지·산업·시민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상호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공부한 몽골 청년들이 다시 몽골 사회로 돌아가 양국을 연결하는 인적 네트워크가 된다면 이는 정부 차원의 외교 못지않은 중요한 장기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포럼을 주관한 조종건 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오늘 강연은 한·몽 관계를 여행이나 경제협력의 차원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30년, 100년을 내다보는 관점에서 생각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기술과 시민사회의 경험, 몽골의 자원과 젊은 세대가 만날 수 있다면 양국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며 “특히 평택 시민사회가 민간외교 차원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한·몽 간 장벽을 낮추는 작은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2026 몽골 시민사회 국제교류 방문단 조직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에서 제기된 한·몽 미래협력 의제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후속 교류로 발전시키기 위해 ‘2026 몽골 시민사회 국제교류 방문단’을 구성했다.

방문단 조직은 다음과 같다.

단장 │ 이용주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상임고문 │ 천낙규 한국시민사회재단 상임고문
간사 │ 현종호 소설가
운영위원 │ 서동화 · 서지숙 · 백미현


▲ 강연 후 평택 ‘비전 파주옥’에서 길강묵 박사와 몽골 시민사회 국제교류 방문단 구성원들이 식사를 함께하며 한·몽 교류의 방향과 현지 방문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포럼에서 시작된 논의를 오는 10월 1~4일 몽골 현장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제공=주간시민광장]


방문단은 해외 견학을 넘어 몽골 현장에서 교육·환경·에너지·지역개발·인적교류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귀국 후 이를 구체적인 한·몽 시민사회 협력과제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평택 시민사회, 10월 1일부터 몽골 현장 방문

이번 포럼은 강연으로 끝나지 않고 현장으로 이어진다.

포럼 참여단은 10월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간 울란바토르와 투브아이막 룬솜 등을 방문하는 ‘2026 몽골 시민사회 국제교류 탐방’에 나선다.

이번 탐방의 방향은 “책에서 현장으로, 시민사회에서 세계로”다.

방문단은 현지 대학 및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몽골의 교육과 시민사회, 환경, 지역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과 몽골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민간교류 모델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몽 인적교류와 이민정책 연구 △몽골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 개선 △사막화와 산림복원 협력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협력 △청년·대학생 교류 △평택과 몽골 간 시민사회 네트워크 구축 가능성 등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용주 단장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몽골을 보고 오는 데 있지 않다”며 “현장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돌아와 다시 공부하고, 포럼을 통해 시민들과 토론하면서 실행 가능한 한·몽 협력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외교가 정부와 정부를 연결한다면 인간적 세계화는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 시민사회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일이어야 한다”며 “이번 몽골 방문을 평택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민간외교의 출발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추진과제

이번 포럼과 몽골 현지 탐방을 토대로 참여단은 ‘한·몽 미래협력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핵심 방향은 ① 한·몽 이민·비자정책 연구, ② 몽골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 개선, ③ 몽골 환경·사막화 대응과 경제적 자립의 결합, ④ 태양광·분산에너지 등 친환경 기술협력, ⑤ 대학생·청년 중심 인적교류, ⑥ 평택 시민사회와 몽골 시민사회 간 지속적 교류, ⑦ 인간적세계화포럼을 통한 분야별 후속 논의다.

특히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확인한 과제를 분야별로 정리해 향후 인간적세계화포럼의 연속 주제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몽골을 돕는 한국이 아니라, 몽골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

제11회 인간적세계화포럼은 한·몽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질문을 평택에서 던졌다.

[평택=주간시민광장] 조종건⦁임종헌⦁이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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