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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잎한의원 대표원장 박청수 칼럼

임신 출산의 애환, 한방으로 수월하게 넘기자
필자는 현재 출산을 1주일 앞둔 만삭 임산부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임신·출산을 하게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어마어마한 몸의 변화는 그 동안 알지 못하던 또 다른 세계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맘까페에 들어가고, 임신 주차별 증상을 읽곤 했고, 필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임신 증상으로 힘들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이 한방 치료로 도움 받을 수 있다는 증상이라는 것을 모른 채 고통을 견디고만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해결책이 있는데도 몰라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래는 모두 임산부였던 필자가 직접 복용했거나, 복용 예정인 처방들이다. 필자는 덕분에 임신 기간을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고, 개원까지 하며 출산 1주일 전까지 무리 없이 출근할 수 있었다.

입덧 완화엔 보생탕·반하복령탕

많은 산모들이 임신 확인을 하면서부터 입덧으로 고생하곤 한다. 필자 또한 하루종일 멀미하는 듯 메스꺼운 증상이 시작되었다. 이 정도면 일상생활이 어렵겠다 싶어 바로 반하복령탕을 2주간 복용하였고, 다행히 한 번도 토하지 않고 가볍게 입덧 증상을 넘길 수 있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임신을 몰랐을 정도. 양약에 비해 졸음이나 변비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환도설 때·허리·손목 아플때는 침치료

임신중 요통, 관절통으로 고생하면서도 딱히 받을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생각해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치료가 제한적이기에 임산부일수록 한의원의 침치료가 효과적이며, 종류에 따라 약침 치료도 가능하다. 특히나 손목 등의 관절통은 출산후 치료받을 시간은 없고 증상은 더욱 심해지기에 반드시 임신 기간 내에 완전히 치료를 마칠 것을 추천한다. 환도서는 증상은 골반이 틀어진 경우 더 심하게 느끼므로, 이상근·중둔근 등의 근육을 풀어주는 침치료와 MET등의 추나 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가려움에는 천연성분 자운고

필자의 경우 임신 후기로 가면서, 식사 후 손발이 가렵기 시작했다. 소화기능 및 면역력 저하로 인한 한포진이었다. 증상이 심했다면 소화기의 기력을 올리는 한약을 복용했겠지만, 다행히 자운고만으로 가라앉았다. 많은 임산부들이 임신소양증이나 한포진, 음부습진등을 경험하지만, 양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쓸 수 없기에 고생하며 그냥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은데 자운고는 임신중 오는 이러한 가려움증을 완화시켜 준다.

순산한약, 달생산과 불수산으로 진통 시간을 절반으로

족의 출산을 앞두고 산모에게 한의사들이 막달에 꼭 달여 먹이는 것이 달생산과 불수산이다.

달생산을 막달에 복용하면 약해진 산모의 기력을 올려주고, 산모의 부종을 완화시켜줄 뿐 아니라 양수 안 태아의 붓기를 가라앉혀 순산을 돕는다. 실험 결과 초산부의 평균 분만시간이 7.5시간에서 4.3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 녹용 불수산은 출산 당일 복용하면 산모의 기력을 올리고 자궁수축을 도와 수월하게 힘을 줄 수 있도록 한다.

분만 중 삼음교·합곡 지압

분만시 경혈점을 지압하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진통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진통시 삼음교(발 안쪽 복사뼈 위로 손가락 3개 위 지점), 합곡(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의 오목한 지점)을 지압하면 진통 시간을 단축시키고 진통을 감소시켜준다. 논문에 따르면 초산부의 평균 분만시간이 8.8시간에서 6.3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

생화탕으로 오로배출 촉진

생화탕은 자궁을 수축시키고 상처 회복을 도와 오로가 더 빨리 배출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출산 후 어혈과 노폐물을 배출해 어혈이 없어진 다음에야 보하는 방법을 쓰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오로가 나오기 시작하면 일주일 정도 생화탕을 복용하여 자궁수축, 오로배출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한다.

산후풍 예방엔 보허탕 황기계지오물탕

오로배출이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산후보약을 복용할 때다. 산후보약의 기본 원칙은 대보원기라고 한다. 산모는 분만 과정에서 기력을 소진하고 출혈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바로 수유, 육아 등의 고된 노동이 동반되기에 기혈을 모두 보하는 약이 대량으로 들어가는 보허탕이 효과적으로, 이는 기력이 없고 피곤한 증상을 개선하여 본격적으로 육아에 들어가기 전 체력을 회복시킨다. 뼈마디가 벌어져 아픈 산후풍을 주 증상으로 호소할 경우, 황기계지오물탕 등의 처방도 효과적이다.

임신과 출산은 축복받을 일이지만, 그 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결코 녹록치 않은, 산모에게 있어서는 꽤나 두려운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고통 받는 많은 산모들이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수월하게 출산의 기쁨을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준, 달생산이 초산모 분만시간에 미치는 영향,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004 17, 2155-122


김영란·장순복·이미경·맹웅재, 산부의 삼음교·합곡 지압이 분만통증과 분만소요시간에 미치는 효과. 여성건강간호학회지 Vol.8 No.2, 244-256,2002

  • 글쓴날 : [2021-11-16 17:1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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