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주간시민광장 백미현 보건의료전문기자]
“삽을 꽂기 전 절차만 5년, 예타 면제를 통해 1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면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시간이 그만큼 앞당겨집니다.”
26일 양주시 옥정신도시 의료시설 부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직접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양주에 들어설 ‘혁신형 공공의료원’은 단순한 의료시설이 아니라, 감염병 위기 대응과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돌봄’ 통합형 모델로 설계된다.
배경: 경기북부 의료 불균형의 오랜 과제
경기도에는 현재 수원·이천·안성·의정부·파주·포천 등 6곳에 공공병원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경기북부, 특히 동북부 지역은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30만 양주시민과 인근 100만 명의 주민들은 그동안 응급·중증 의료 서비스에서 상대적 소외를 겪어왔다. 김 지사가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은 국가가 책임지지만, 의료는 소득과 지역에 따라 불평등이 존재해왔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장의 성과: 속도전과 혁신형 모델
양주 혁신형 공공의료원은 300병상 규모로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현장에서 ‘속도전’을 선언했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1년 반 이상 소요되는 만큼, 중앙정부에 면제 또는 제도 개선을 강력히 건의해 기간 단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혁신형 의료원의 특징은 세 가지다.
• 의료+돌봄 통합: 감염병 대응과 고령화 사회 돌봄 서비스까지 확장.
• 디지털·연계 강화: 대학병원과 협력, 클라우드 기반 전산시스템 도입.
• 운영 혁신: 민간병원의 경영 노하우 도입, 필수 인력 교육·훈련 강화.
김 지사는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양주에서 시작하겠다”며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확충을 통해 경기북부를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 생활권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망: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핵심 축
이번 사업은 지난해 김 지사가 발표한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다. 남양주시 호평동 백봉지구에도 혁신형 공공의료원이 들어서면 경기도립의료원은 총 8개로 확대된다. 이는 민선 8기 경기도의 대표 공약 가운데서도 북부 주민들의 체감도가 가장 큰 정책으로 꼽힌다.
더불어 경기도는 간호·응급구조 등 필수 의료 인력을 대학과 연계해 양성하고, 지역 청년 창업 지원과 연계해 의료-산업-일자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해설: 현장행정이 바꾼 정책 동력
김동연 지사의 이날 행보는 단순한 부지 방문이 아니라 정책 동력 확보를 위한 현장행정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주민 불균형 해소, 감염병 위기 대응, 돌봄 수요 증가라는 삼중과제를 안은 경기북부에서 ‘혁신형 공공의료원’은 단순한 의료 인프라가 아닌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이다.
전문가들은 “현장 점검을 통해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예타 면제 등 제도 개선을 즉각 검토한 것은 행정의 속도와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이라며 “향후 중앙정부와의 협의 결과가 공공의료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명 고지 | 이 기사의 작성자인 백미현 기자는 평택종합병원 간호사이며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