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화 기자수첩(3)] 동행(同行)
    • 백세시대, 우리는 어떤 동행을 준비하고 있나

    • 세상만사가 요즘처럼 야단법석인 때가 또 있을까. 정치는 정쟁으로, 미디어는 온갖 뉴스로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소란 속에서도 우리가 곱씹어야 할 진짜 화두가 있다. 바로 “백세시대”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노년의 문제와 그 의미다.

      노년, 숫자로만 규정할 수 없다

      노년기는 대체로 55세 이후 시작된다. 학계에서는 ▲연소노인(Young-old, 55~64세) ▲고령노인(Middle old, 65~84세) ▲초고령노인(Oldest old, 85세 이상)으로 구분한다.

      평택시의 경우, 초고령 노인 인구만 약 1만5천 명에 이른다. 이분들은 과연 얼마나 건강하게, 또 존엄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다양하다. 경제적 어려움, 건강 악화, 자녀와의 갈등, 친구 관계 단절, 외로움,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죽음까지. 노년은 단순히 긴 수명이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다.

      신조어가 드러내는 씁쓸한 현실

      최근 등장한 ‘연금충’, ‘노슬아치’, ‘노치원’ 같은 단어는 우리 사회가 노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을 반영한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분들은 오늘의 세상을 일군 해와 달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다.

      한 실버타운 거주 노인의 고백은 뼈아프다.

      “나는 여기에 올 줄 몰랐어. 딸들이 ‘엄마,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여기서 편히 계세요’라며 모셔다 두었지. 모두 외국에 살아.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귀가 어두워 대화가 안 되네.”

      그 말 속에는 고립된 노년의 쓸쓸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진정한 동행이란 무엇인가

      노년기의 특징은 신체 능력의 쇠퇴, 질병, 사회적 지위 하락, 관계망 축소다. 이를 극복하려면 단순한 돌봄을 넘어, 노인이 지닌 지식·경험·가치를 사회가 재발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재사회화 교육, 세대 간 존중과 학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안톤 시나크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서 말했듯, 떨어진 낙엽 한 장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동행’은 무엇일까. 바다와 강이 낮은 곳에 흐르듯, 서로를 낮추고 받아들이는 겸허함일 것이다.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 것”보다, “부자로 살다가 가난하게 죽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끝까지 존엄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동행의 길이다.

      맺음말

      백세시대의 동행은 단순히 노인을 부양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전체가 어떤 가치관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존중하며 함께 걸어갈 것인가의 문제다. 지금 이 순간의 태도가 곧 우리 자신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투명 고지|이 기사의 작성자인 서동화 한국시민사회재단 정책위원장은 일상 민주주의 실현과 보건의료를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보건의료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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