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하식 박사, 글로 남긴 ‘뉴질랜드’ 풍경(4회)】   청정을 위한 시스템
    • 조하식 칼럼니스트 기독교철학박사
      - 조하식 (칼럼니스트, 기독교철학박사) -


      ----------(4회)----------


        치유 비결 중 다른 하나는 박수. 곧 웃으면 혈류 활엽을 활성화하여 0.7mm 혈관을 열어 준단다. 그렇다면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것이 가장 탁월한 선택지일 터,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억지박수라도 치니 그만큼 산다는 얘기에 다들 파안대소. 그도 그럴 것이 독재자들이 병마에 시달리다가 죽는 건 전적으로 범죄의 대가로되 자리가 자리인 만큼 체면에 매여 박장대소하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라는 풀이였다. 어쨌거나 장광설에 가까운 건강강좌에서 얻는 게 있는 내용이었으나, 문제는 정신에 깃든 영적 공간을 간과한 지점. 물론 신약성경 디모데전서 4:8에 나온 그대로 애써 정립한 웃음과 박수를 통한 육체의 연단에도 일정한 유익은 있다고 보겠다. 다만 아내가 지적하는 혈액순환의 본질은 경건의 훈련을 떠나서는 근본적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게 정답. 이 세상과 장차 도래할 세상의 새 생명을 약속받지 않고서는 모든 행위가 도돌이표로 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려 1,700km에 해당하는 거리를 달려야 하는 일정. 가이드에 따르면 부산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길인데, 크라이스트처치에서 500km를 달려 퀸즈타운까지 간 다음, 다시금 300km를 더 달려 피요르드국립공원을 가는 여정이었다. 한반도로 치면 함흥에서 전주쯤이 크라이스트처치이고, 그 밑으로 목포까지 내리 치닫는 일정이라고 보면 된단다. 심히 걱정스러운 점은 젊은 기사의 과속 운행. 부디 오늘도 최종 목적지인 피요르드 국립공원까지 무사하길 기도하는 수밖에. 그 중간 지점에 영국 여왕을 위해 건설했다는 퀸즈타운이 있는데 내국인이 뽑은 살기 좋은 1위 도시로 소문이 나서 이미 다큐프로그램인 MBC 스페셜에서 다룬 적이 있고, 영국 BBC에서도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하는 곳으로 추천한 바 있단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보호를 실천한 정부 가운데 덴마크를 모본으로 삼고 있다는데 벤치마킹을 하기에는 여기가 오히려 적격일 듯싶다. 인적이 드문 한길을 따라 여중생으로 뵈는 학생이 외로이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걱정이 되어 물으니 뉴질랜드 학부모들은 대수롭잖게 여긴단다.

        구름을 뚫고 올라간 아오라키산 담체화. 가히 노르웨이 풍광하고 견줄 만한 그림이었다. 이네들 지향점은 늘 청정한 환경이어서 저기서 흘러내리는 만년설과 동물들의 배설물을 섞이지 않게 정화하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었단다. 그 결과 전국 어디서나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자긍심이 부러울 따름이다. 농산물 중에는 특히 당근과 케일이 맛있단다. 농약과 항생제를 쓰지 않으니 가축의 분만 능력이 뛰어나고 새끼 또한 건강하게 자라나는 선순환을 담보하는 시스템. 곧 농식품부와 목장과 축협으로 이어지는 연계 협력 체제의 완비였다. 눈부신 설산을 끼고 푸르른 초원을 아우른 곳에다 별장을 지어 놓고 생활하수를 배출하는 짓거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터. 잠시 상념에 잠긴 채 한참을 가다가 작은 동네를 만났다. 풀밭 같은 골프장을 도는 사람들. 어디서건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만은 가혹하리만치 다스린단다. 기간산업이 축산업이니만큼 매사 철두철미하다는데, 참고로 인구가 적어 이민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조건이 없는 바는 아니어서 투자 이민이나 자격증 소지자, 고학력자를 선호하는 편이란다.

        다시 화제를 환경 쪽으로 돌린 가이드. 그의 말인즉슨 이토록 대자연을 아끼는 뉴질랜드인들을 가상히 여긴 신께서 마누카(Manuka) 나무를 선물로 주셨다는 것. 애오라지 이 땅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에서 꿀을 채취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뉴질랜드 타임스에 따르면 와이카토대학교 연구팀에 의해 마누카의 즙에서 항균 작용을 촉진하는 성분의 합성 물질을 발견했고, 그 실험을 위해 해밀턴과 와이카토 지역에서 채취한 마누카 꿀을 분석한 결과 햇볕이 들지 않는 박토이건 침수가 잘되지 않는 조건이건 잘 자랄뿐더러 완제품의 경우 아예 흉내는 물론 그 모양까지 허락지 않을 만치 빈틈없이 관리한단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 공항에서 통관을 겪어보니 유사 제품은커녕 자기네가 수출한 제품이라도 반입하는 행위 자체를 엄금하고 있었다. 이는 순수한 종자를 보존하는 정체성과 자존감이 동시에 작동하는 거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가이드의 눈빛에 우리 부부 또한 공감했다. 이렇게 연구자와 농민과 정부가 삼박자를 갖추었다면 당분간은 이들의 명성이 지속되리라. 이때 불현듯 짝퉁 스위스제 시계를 차고서는 스위스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어느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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