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의회, ‘시민의 오늘과 10년 후’를 묻다. 불법 폐기물 의혹·국가유공자 예우·반도체 세수 미래기금 제안
    • 제265회 임시회 개회…조례안·동의안 등 25건, 보고안건 4건 심사
      “행정이 주민의 삶 지켜야”…“평택의 미래는 평택이 결정해야”
    • 사진평택시의회 제공
      (사진=평택시의회 제공)

      [평택=주간시민광장] 서동화 기자

      【핵심요약】 제265회 평택시의회 임시회 핵심 쟁점
      • 포승읍·현덕면 일대 축산분뇨·폐기물 의심 물질 살포 의혹 전면조사 요구
      • 국가유공자 보훈수당 현실화와 보훈회관 이전사업 조속 추진 촉구
      •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추가 세수 일부를 적립하는 ‘평택 미래기금’ 제안
      • 경기평택 공공산후조리원·다함께돌봄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등 심사
      •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관련 조례 폐지안과 행정기구·정원 개편안 상정
      •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변경 실시협약 등 민간투자사업 보고

      제265회 평택시의회 임시회가 단순한 조례 심사를 넘어 시민의 현재 삶과 평택의 미래 방향을 함께 묻는 무대가 됐다. 평택시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과 동의안,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등 25건의 부의안건과 4건의 보고안건을 다룬다. 이와 함께 이학섭·최두성·최준구 의원은 7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부지역 환경피해 의혹, 국가유공자 예우, 반도체 세수의 미래세대 활용 문제를 각각 제기했다.

      세 의원의 발언은 분야는 달랐지만 질문은 하나로 모였다. 급격히 성장하는 평택시가 시민의 일상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확보되는 재정과 행정력을 다음 세대를 위해 책임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이학섭 시의원
      이학섭 시의원
      불법 살포 의혹 확산…“주민이 밤마다 마을 지키는 현실”

      이학섭 의원은 포승읍과 현덕면 일부 농경지에 축산분뇨와 폐기물로 의심되는 물질이 대량 반입·살포됐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제기하며 평택시의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일부 업자들은 고령 농민들에게 지렁이 배양토나 고급 비료를 무료로 공급하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질이 살포된 이후 악취와 침출수, 파리떼가 발생했고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 피부·눈 자극, 호흡 불편과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 음식점과 공장, 위생용품 생산업체에서도 영업·생산 차질이 제기됐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작물이 고사했다는 피해 주장도 나왔다. 주민과 언론이 확인한 피해 의심 지점은 처음 6∼7곳에서 약 20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고, 일부 지점은 민가와 상가, 아파트에서 불과 10∼3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특히 2025년 4월 포승읍 신영리 일대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했을 당시 평택시가 주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악취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제대로 마련됐다면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집행부가 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의심 물질의 배출·운반·살포 전 과정에 대한 전면조사와 경찰·관계 지방자치단체 공조, 약 20개 피해 의심 지점에 대한 긴급 환경조사를 요구했다.

      아울러 환경 위해성이 확인될 경우 관련 물질을 반출하고 원상회복에 착수하는 한편, 부시장을 총괄책임자로 하는 관계기관 합동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행정이 지켜야 할 현장을 주민들이 손전등을 들고 밤마다 대신 지키고 있다”며 “주민들이 다시 창문을 열고 농민들이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성 시의원
      최두성 시의원
      국가유공자 보훈수당 현실화 촉구

      최두성 의원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 대한 평택시의 예우 수준을 점검하고 보훈수당 인상과 보훈회관 이전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현재 평택시에서 9개 보훈단체가 국가유공자의 권익 증진과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재정과 운영 여건은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발언 자료에 따르면 보훈수당 전국 평균액은 26만3천원인 반면 평택시의 보훈수당은 총 15만원으로 제시됐다. 최 의원은 국가유공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수당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하고, 특수임무유공자 복지수당 신설과 독립유공자 유족수당 인상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급여 없이 단체 운영과 회원 관리를 맡고 있는 보훈단체 지회장의 활동비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가와 인건비가 상승했지만 활동비가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사무실 운영과 회원 경조사 비용까지 지회장이 부담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보훈회관 이전사업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보훈회관은 시설 노후화와 주차·복지공간 부족으로 고령의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의원은 “보훈수당 상향과 처우 개선은 특혜가 아니라 당연한 예우”라며 보훈단체 재정실태 전수조사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우수정책을 반영한 종합적인 보훈지원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최준구 시의원
      최준구 시의원
      “노르웨이가 석유를 만났다면 평택은 반도체를 만났다”

      최준구 의원은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추가 세수의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가칭 ‘평택 미래기금’ 설치를 제안했다.

      최 의원은 평택시가 반도체 산업 성장과 함께 유례없는 세수 증가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세입 규모 자체가 아니라 이 재원을 어디에 사용하고 미래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해 석유 수입을 미래세대를 위한 국부펀드로 축적한 노르웨이 사례를 들며 “노르웨이가 석유를 만났다면 평택은 반도체를 만났다”고 말했다.

      미래기금은 반도체 경기의 변동이나 지방세수 감소에도 지역의 주요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재정적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금의 용도로는 청년 창업펀드, 학생 장학금, 서민을 위한 사회연대자조기금 등이 제시됐다.

      최 의원은 경기도가 투자공사 설립과 투자펀드 조성을 추진하며 시·군의 재정 참여를 구상하는 상황도 언급했다. 평택 시민의 희생과 인내로 조성된 재원이 다른 지역 사업에 우선 배분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되며, 평택의 재정은 우선적으로 평택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한미군기지 수용과 국가안보를 위한 평택시민의 오랜 희생, 평택지원특별법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 반도체 세수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시민의 헌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평가했다.

      최 의원은 “평택 미래기금은 단순한 재정정책이 아니라 평택의 미래를 지키는 약속이자 재정주권을 선언하는 첫걸음”이라며 기금 적립 비율과 사용처, 운용 원칙을 평택시가 선제적으로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조례안·민간위탁·공유재산 등 25건 심사

      이번 임시회에는 집행부가 제출한 총 25건의 부의안건이 상정됐다.

      기획행정위원회 소관 안건은 17건이다. 주요 안건으로는 평택시 부조리신고 보상금 지급 조례와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조례 개정안, 평택도시공사 설립·운영 조례 개정안,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관리·운영 조례와 주차장 이용료 징수 조례, 관리 특별회계 설치 조례를 각각 폐지하는 안건도 제출됐다. 경기평택 공공산후조리원 민간위탁 동의안과 2026년도 제1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도 심사 대상이다.

      복지환경위원회에서는 주변지역 주민편익시설사업 특별회계 설치 조례안, 전통문화 체험시설 설치·운영 조례안, 영유아보육 조례 개정안, 다함께돌봄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개정안 등 6건을 다룬다.

      산업건설위원회에는 건축 조례 개정안과 농특산물 통합상표 관리 조례 개정안이 상정됐다.

      이와 별도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장애인회관 민간위탁 재위탁, 가칭 현덕 하이패스 나들목 신설 협약,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변경 실시협약 등 4건이 보고안건으로 제출됐다.

      【기자의 시선】 돈이 많아진 도시보다 책임을 다하는 도시

      이번 임시회에서 제기된 환경과 보훈, 미래기금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하나의 공통된 질문이 놓여 있다.

      평택시는 성장의 이익과 행정의 책임을 시민의 삶으로 돌려주고 있는가.

      반도체 산업과 대규모 개발로 평택의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인구가 늘고 산업단지가 확장되며 지방세수 증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진정한 성장은 공장과 도로, 예산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주민들이 악취와 정체불명의 물질 때문에 창문을 닫고 살아야 하고, 고령 농민들이 행정 대신 밤마다 마을을 지켜야 한다면 그것은 성장하는 도시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이 낡고 불편한 보훈회관을 이용하고, 보훈단체 운영자가 사비를 들여 회원을 돌봐야 한다면 평택의 재정 성장은 아직 시민의 존엄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반도체 세수 역시 마찬가지다. 갑자기 늘어난 재정을 당장의 사업과 소비에 모두 사용한다면 풍요는 짧게 끝날 수 있다. 산업경기가 흔들리고 세수가 감소했을 때 시민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물어야 한다.

      최준구 의원이 제안한 미래기금은 구체적인 적립 비율과 법적 근거, 운용 주체, 투자 위험, 사용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기금만 만들고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정치적 사업에 동원된다면 또 다른 재정 칸막이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세대의 몫을 미리 떼어 두고 재정 변동에 대비하자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이학섭 의원의 환경대응 TF 제안과 최두성 의원의 보훈정책 전수조사 요구도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조사 일정과 책임부서, 예산 규모, 조치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행정 신뢰는 “검토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시민이 확인할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

      평택이 앞으로 남겨야 할 것은 세수 증가 기록이나 대형 개발사업의 숫자만이 아니다. 위험 앞에서 시민을 지켜낸 행정,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억한 공동체, 현재의 풍요를 미래세대와 나눈 도시철학이어야 한다.

      10년 후 시민들이 평택을 “돈이 많았던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졌던 도시”로 기억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번 임시회가 집행부와 의회에 던진 가장 무거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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