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산책] 길 위에 버려진 양심...
    •       서동화 한국시민사회재단 정책위원장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타봤을 법한 길거리표, 전동킥보드, 혹은 이름조차 모를 가지각색의 이륜차들. 그들에겐 정말 필요한 이동수단일 것이다. 하지만 이 ‘길 위의 사고뭉치’들은 아무 소리 없이 인도든 차도든 가리지 않고 씽씽 달린다. 매우 위협적이다. 안전장치란 찾아볼 수도 없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꼭 필요한 교통수단임은 분명하다. 풍치 있던 옛날 마차에 비하면, 저렴한 비용에 합리적인 이동수단이고 출퇴근길, 약속시간에도 늦지 않게 골목골목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생활 방식, 이해한다. 하지만 그 이로움 속에도 ‘이용 방식’과 보이지 않는 ‘준법의 규칙’이 존재함을 왜 이토록 모르는 척하는가.

      얼마 전, 야간 운동 중 곁을 휘-익하고 스쳐 지나간 전동킥보드에 깜짝 놀랐다.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일이다. 게다가 매미처럼 둘이 착 달라붙어 달리는 위험한 모습까지. 세상이 바뀌었다고, 이유 없이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정말 당연한 일인가? 하지만 우리 인간 사회에는 ‘최소한의 생활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이성적 문화’의 출발점이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마치 모든 이치를 꿰뚫는 율법학자처럼 합리성과 타당성을 논하던 그들, 바로 요즘의 피 끓는 청춘들이 아닌가! 그런 청춘들이, 새로운 문화로 등장한 이륜차의 흉물 앞에선 때론 무고한 희생양이 되어 한 시대의 슬픈 상징처럼 쓰러져간다. 양심도, 규칙도 없이 그토록 무심히 타는 방식이 정녕 당연한 것인지, 한 번쯤은 묻고 싶다. 옛말에 ‘愼獨’이라는 말이 있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누구나 다 아는 성현의 말씀. “혼자 있을 때도, 누군가 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이 말이, 그들 귓가에 성현의 울림처럼 머물기를 바란다. 오늘 밤만큼은, 그들이 타던 유용한 교통수단이 내릴 때엔 길 가장자리에  조용히 다소곳이 놓이기를. 길 한복판에 내던져진 흉물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인기척 하나쯤은 남기고 지나가는전동킥보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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