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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호 국회의원 |
[경기=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고문·증거조작 등 인권침해 유죄 시 5년간 변호사 등록 제한
● 검사·사법경찰관 대상… 법원 확정판결 기준 적용
● 기존 제도 공백 보완… “형사처벌 없어도 등록 가능” 문제 해소
● 시행 후 신규 등록자부터 적용, 기존 변호사는 소급 제외
● “법치주의 훼손 책임 묻는 최소한의 장치”
수사 과정에서 고문이나 증거조작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검사와 수사관의 변호사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일정 기간 변호사 등록 자체를 막는 것으로, 법조 직역에 대한 신뢰 회복을 겨냥한 제도적 장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준호 국회의원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재직 중 고문·증거조작 등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른 경우, 일정 기간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를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직역”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결격사유는 제한적으로만 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더라도 형사처벌이나 중징계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 변호사 등록을 막을 수 없는 제도적 공백이 존재해 왔다.
개정안은 이 공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고문, 폭행, 협박, 위계 등을 통해 진술을 강요하거나 왜곡한 행위 ▲증거를 위조·변조·은닉하거나 허위 작성한 행위가 법원의 확정판결로 인정될 경우, 해당자는 판결 확정일부터 5년간 변호사 등록이 제한된다.
법 적용 범위도 명확히 했다. 법 시행 이후 변호사 등록을 신청하는 사람부터 적용되며, 기존 등록 변호사에게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시행 이후 관련 범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에는 등록 취소가 가능하도록 경과조치를 두었다.
이번 법안은 ‘수사 권한을 가진 자의 책임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일부 사건에서 드러난 고문·증거조작 문제는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사법 신뢰 자체를 흔드는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 기자의 시선
이 법안의 핵심은 처벌이 아니라 “자격”에 대한 질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한 사람이 이후 인권을 옹호하는 직역인 변호사가 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 질문은 법률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주의의 윤리적 기준과 직결된다.
지금까지 제도는 ‘형사처벌 여부’에만 기대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 결과, 국민 입장에서는 “법을 어긴 사람이 법을 말하는 구조”라는 불신이 누적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은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유죄 확정’ 기준은 명확하지만, 입증까지의 문턱이 높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법조 직역의 자율성과 징계권 문제를 둘러싼 반발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법치주의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 위에 세워진다. 이번 법안이 단순한 규제 강화에 그칠지, 아니면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지는 결국 집행과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