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릴 집’도 ‘살 집’도 부족하다… 경기도 주거 경고음
    • [경기=주간시민광장] 조종건 기자

      ■ 한눈에 보는 요약

        • 경기연구원, 공공주택 체계 전반 재설계 필요성 제기
        • 공공임대 대기 기간 최대 16년… 주거 안전망 약화
        •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 기능 사실상 붕괴
        • 임대 확대 + 분양 연계 투트랙 전략 필요성 강조

      경기도의 공공주택 정책이 중대한 경고음 앞에 섰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구를 통해 “공공임대는 충분하지 않고, 임대에서 자가로 이동하는 경로 역시 막혀 있다”며, 현재의 공공주택 체계로는 도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공공주택 정책 개선 방향」 연구에 따르면, 경기도 내 공공임대주택은 양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실제 체감 가능한 주거 안전망 역할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지표가 입주 대기 기간이다. 일부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은 대기 기간이 최대 16년에 달해, ‘긴급 주거 대안’이라는 본래 취지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대주택이 필요할 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주거 취약계층은 민간 임대시장이나 불안정한 주거 형태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임대주택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구원은 “공공임대에서 출발해 공공분양이나 자가로 이동하는 주거 사다리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분양 물량은 제한적인 반면, 분양가 상승과 소득 기준으로 인해 중·저소득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연구원은 ▲공공임대주택의 충분한 공급을 통한 주거 안전망 복원 ▲공공분양·지분적립형 주택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주거 이동 경로 구축 ▲청년·신혼·고령층 등 생애주기별 맞춤 주거 정책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공공주택을 위기 대응용 임시 수단이 아니라, 평생 주거를 설계하는 상시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의 시선 “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갈 수 있는 길이 없어서 불안하다”

      지금의 주거 불안은 단순히 집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빌릴 집’과 ‘살 집’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공공임대는 기다리기엔 너무 오래 걸리고, 공공분양은 접근하기엔 너무 멀다. 그 사이에 선 도민들은 민간 임대시장이라는 거친 파도 위에 홀로 남겨진다.

      주거 정책이 실패할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삶의 계획이다.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고, 지역을 떠난다. 주거 불안은 곧 인구·경제·공동체 위기로 이어진다.

      경기연구원의 제언은 명확하다. 임대와 분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시 머무는 집에서, 언젠가 정착할 집으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있어야 한다.

      공공주택은 시혜가 아니다. 도민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바닥을 깔아주는 사회 인프라다.

      경고음은 이미 울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미세 조정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다시 세우는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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