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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전고등학교 민주동문회 제공) |
[대전=주간시민광장] 이태승 기자
■ 한눈에 보는 핵심
● 대전고 민주동문회 전국 고교 최초 출범
● 3.8민주의거 66주년 계기
● 민주화운동 동문 7인 추모
● “학연 아닌 가치 공동체” 선언
● 지역 민주주의 실천 조직으로 확장
3.8민주의거 66주년을 맞아 대전고등학교 민주동문회가 전국 고교 최초로 공식 출범했다.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시대를 향한 실천으로 이어가겠다는 선언이다.
3.8민주의거 66주년인 지난 8일, 대전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에서 대전고등학교 민주동문회 창립대회가 열렸다. 고등학교 단위에서 민주동문회가 공식 조직으로 출범한 것은 전국 최초다 .
이번 출범은 단순한 동문회 결성을 넘어, 1960년 3.8민주의거와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오늘의 공동체 실천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행사에는 동문과 가족, 시민사회 인사 등 약 60여 명이 참석했다.
사전 제안에서 현실로
이번 창립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준비 단계부터 분명한 문제의식 속에서 추진됐다.
주최 측은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3.8민주의거의 역사적 의미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민주주의 정신 계승을 위해 고교 차원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러한 문제의식은 실제 창립대회로 이어졌고, 단순 기념행사가 아닌 조직적·지속적 운동의 출발점으로 구체화됐다.
민주화운동의 희생을 기억하다
창립대회에 앞서 진행된 ‘기념과 추모’ 행사에서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동문 7인을 기렸다.
고 황인철 변호사, 채광석 시인, 강구철·강구웅 형제, 오원진·김관회 민주유공자, 김영진 노동운동가 등이다.
참석자들은 이들의 삶과 희생을 되새기며 묵념했고, 유가족들은 “민주화의 공로가 점차 잊혀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
“학연을 넘어 가치 공동체로”
대전고 민주동문회는 기존 동문회와 다른 방향을 분명히 했다. 창립취지문은 “학연과 지연 중심의 기득권을 벗어나 자유·평등·평화의 가치를 지향하는 열린 공동체”를 선언했다.
구체적으로는
• 모교의 민주적 운영 지원
• 세대 간 연대 강화
• 지역사회 공공성 실현
• 시민사회 및 국제 연대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
3.8민주의거, 다시 현재로
1960년 3월 8일, 대전고 학생 1,000여 명이 거리로 나와 “독재 타도”를 외치며 시작된 3.8민주의거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국가기념일 지정은 2018년에 이르러서야 이뤄졌고, 그 역사적 의미는 여전히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민주동문회 출범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민주주의 실천으로 이어가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세대를 잇는 민주주의
행사에서는 대학생들의 축하 공연과 시민사회 인사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젊은 세대는 율동과 공연으로 선배 세대의 민주화 정신을 기렸고, 시민사회는 이를 “세대와 이념을 넘어 민주주의를 이어가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했다.
특히 창립을 주도한 송운학 위원장은 “직접민주주의와 주민자치 확대를 통해 일상적 국민주권을 실현해야 한다”며 “남은 삶을 이 운동에 바치겠다”고 밝혔다 .
■ 기자의 시선
이 출범은 과거를 기념하는 행사가 아니다. 기억을 현재의 책임으로 바꾸는 선언이다.
민주화운동은 오랫동안 ‘과거의 이야기’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대전고 민주동문회는 그 기억을 공동체 실천으로 전환하려 한다.
특히 고교 단위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민주주의의 기억이 엘리트 정치 공간을 넘어, 지역과 생활 공동체로 내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흐름이 확산된다면 민주주의는 더 이상 기념일에만 존재하는 가치가 아니라, 일상에서 작동하는 사회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